유통 과정과 마케팅 비용을 줄인 덕분에 일반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인식된 자체 브랜드(PB) 제품이 실제로는 지난해 가격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형마트 3사의 자체브랜드(PB) 제품 10개 중 2개가량의 가격이 오른 것이다.
2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간한 월간소비자 1·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곳의 가격 비교가 가능한 PB 상품 700개 중 130개(18.6%)가 전년보다 가격이 올랐다.
각 사별로 이마트는 PB 상품 308개 중 78개, 롯데마트는 214개 중 31개, 홈플러스는 178개 중 31개의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이 오른 상품 가운데 식품류가 102개로 78.5%를 차지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피코크가 각각 10%, 12.1% 가격이 인상됐고, 피코크의 경우 최저 0.5%에서 최고 70.3% 가격이 올랐다.
롯데마트의 경우 초이스엘은 9개 제품 평균 9.5%, 온리프라이스는 14개 평균 41.3%의 가격 인상률을 보였다. 홈플러스의 심플러스는 13.1%였다. 온리프라이스의 경우 모든 상품의 용량이 줄어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 사례였다.
반면 대형마트 3사의 PB 상품 700개 중 가격이 인하된 제품은 93개로 13.3%였고, 가격 변동이 없는 경우는 68.1%였다.
이와 별도로 조사한 PB 상품 793개는 상품명과 용량, 제조사 등이 변경되거나 품절돼 가격 비교가 불가능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측은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 반응 등에 따라 제조사, 용량, 제품명 등을 쉽게 바꿀 수 있어 비교가 쉽지 않다”며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경우 소비자는 이전 상품과 가격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깜깜이 인상’이 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물가 인상에 둔감해지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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