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에서 처음 상표 등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중국에서 플래그십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G90’의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준대형 모델인 G80와 엔트리 스포츠 세단인 G70도 현재 상표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차종마다 상표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며 “G90의 상표 등록은 마쳤고 이어 G70와 G80의 상표 등록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중국 수입 판매 계획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판매 시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답하지 않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내년 상반기를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이미 상표 등록을 마친 상황에서 시기가 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지난 2015년 처음 중국에 수출했다. 기존 중국 현지 딜러망을 통해 판매를 진행해왔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시장이 시작 단계라 수요가 다양하지 못했고 현지 차 유통업계와의 갈등도 발생하면서 판매가 부진했다.
관련기사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중국에서 직접 판매하기 위해 조직을 새로 구축해왔다. 지난해 제네시스 판매법인인 ‘제네시스 모터 세일즈(상하이)’를 설립했으며 이후 상하이 외 중국 내 주요 도시에서의 판매 거점 설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우선 국내에서 생산한 제네시스를 수입해 중국에서 판매할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수입차에 대해 15%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는 만큼 수입해서 판매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초기 판매가 원활할 경우 결국 현대차도 제네시스의 중국 내 생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당장 제네시스를 생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수입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본 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를 추진하는 것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이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와 저가형 차로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급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2015년 30만위안(약 5,000만원) 이상 자동차의 판매 비중은 3.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9%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 자동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올해 7월까지도 고급차 비중은 6.7%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꾸준하다.
아울러 제네시스를 통해 중국에서 가진 현대차의 기존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의도도 숨어 있는 듯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G70는 중국 소비자들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평가도 올라갈 수 있으며 고성능 브랜드 ‘N’의 중국 판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