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기업인 코오롱플라스틱이 생산설비의 증설과 고부가가치 시장 공략 확대를 통해 올해 창사 최대 실적을 조준하고 있다.
지난해는 경북 김천에 본사와 공장을 둔 코오롱플라스틱이 한발 더 도약하는 시기였다. 지난 2016년 세계최대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와의 합작을 통해 설립된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2년여간의 공사를 통해 연산 경북 김천에 7만톤의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상업가동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플라스틱의 경북 김천의 POM 생산규모는 코오롱플라스틱의 기존 설비와 더해져 총 15만톤으로 늘었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최대 규모다.
새로 준공한 POM 설비는 바스프의 정교한 품질 관리 시스템과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친환경 선진 기술, 코오롱플라스틱이 20년 이상 축적한 효율적·안정적 생산관리 역량이 더해져 세계 최고 수준의 POM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는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는 높은 품질의 POM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됨으로써, 글로벌 시장확대에 한층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POM은 특유의 내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도 형태 변화가 적고 마찰·마모에 강하며 화학 반응에 손상이 적어 자동차 부품 및 전기전자제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 생산공정이 까다롭고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중에도 극소수만이 독자적인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코오롱플라스틱이 유일하다.
최석원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화학업체인 바스프와의 합작은 향후 유럽 및 선진국시장을 개척할 때 긍정적인 레퍼런스로 인정돼 앞으로 물량증가뿐만 아니라, 판매단가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POM 외에도 폴리아미드(PA),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 등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자동차 경량화 및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 등에 필요한 수백 종류의 다양한 소재를 전세계 90여개국에 공급 중이다. 최근에는 금속소재를 대체하는 고강성 소재와 별도의 도장공정이 필요 없는 친환경 무도장 소재, 연료계의 가스투과를 차단하는 기능성 특화 소재 등 경량화와 제조원가 절감에 대응하는 신규 소재를 개발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제품 품질개선과 사업영역확대를 위한 해외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에도 나섰다. 유럽의 한 화학업체와 매우 높은 온도에서도 사용가능 한 초고내열 소재개발을 진행중이며, 독일의 발로그사와는 독점 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중이다. 이외에도 복합소재(CFRP) 및 특화소재 개발을 위해 외부 기관과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1·4분기 실적은 POM 증설 효과와 신규 고객 확보 효과가 반영돼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이 시차를 두고 제조원가에 반영된 점과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으로 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코오롱플라스틱은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되는 주요 원재료의 수급안정화와 제조공정의 효율화, 신규공장의 가동안정화 및 고부가 제품의 판매확대 등을 통해 2·4분기부터는 수익성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코오롱플라스틱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글로벌 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19’ 전시회에 참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POM을 비롯해 전기자동차용 소재 및 탄소섬유 복합소재(컴포지트)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신규 소재 및 적용사례를 선보였다.
김영범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POM사업부문에서는 코오롱바스프이노폼과 대규모 생산설비 운용을 통한 시너지를 내고, 그 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의료 및 음용수 시장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도 새로 진출할 방침”이라며 “컴파운드 사업부문도 미래 자동차에 적용될 고부가 제품들을 선제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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