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코리아(이하 코스트코)가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상생안 절차를 따르지 않고 하남점 개장을 강행했다. 코스트코가 상생안 절차에 따르지 않고 이대로 일방적인 영업을 고수한다면, 법적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코스트코가 지난 25일 이뤄진 개점 일시 정지 권고를 거부하고 하남점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달 8일 서울경기동부슈퍼조합 등 6개 중소기업자단체가 코스트코와 사업조정을 신청함에 따라 양 측을 만나 조정협의를 진행해왔다.
중기부는 “하남점 개점 시 인근 도소매업 소상공인의 피해가 우려됐다”며 “자율합의나 정부권고안 통보 시까지 개점을 일시 정지하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스트코가 이 권고를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중기부는 두 안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이달 중순경 사업조정심의회를 열고 ‘일시정지 권고’에 대한 이행명령을 코스트코에 내릴 방침이다. 심의회는 중기부 차관이 위원장이며 정부 부처와 민간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심의회가 이행명령을 내리지 않은 전례가 드물다. 만일 코스트코는 이행명령도 이행하지 않는다면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중기부는 자율조정 절차도 함께 진행한다. 자율조정이 합의되면 중소기업자단체와 코스트코는 상생합의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갈등이 해결된다.
자율조정에 실패한다면, 중기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사업조정심의회→조정권고→공표→이행명령→벌칙 수순을 진행할 예정이다. 벌칙이 결정되면, 코스트코 대표는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 벌금(법인)을 받을 수 있다. 단, 중소기업 사업조정제가 도입된 이래 자율조정의 실패로 행정조치를 받은 전례는 없다.
중기부는 행정 조치 보다 자율 조정에 무게를 두고 이번 사안을 해결할 방침이다. 코스트코 측도 조정협의 과정에서 대표가 참석하는 등 타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전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박영선 장관은 제재 보다 자율조정을 통해 서로 상생안을 찾도록 중기부가 유도하는 역할을 당부했다”며 “코스트코 측도 자율 조정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기 보다 납품업체와 관계 등 개장을 연기하기 어려웠던 점을 이해해달라고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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