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내 미중 간의 상호이해와 교류를 당부했다. 미중 갈등 와중에 미국의 민심을 겨냥한 ‘감성편지 외교’가 효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2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최근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스코키시의 공립 나일스노스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앞서 이 학교 학생 40여 명은 시 주석에게 서툰 중국어로 된 편지를 보내 시 주석의 일과 인생, 취미 등에 관해 물었다.
시 주석은 답장에서 “미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아름다운 풍광과 친절한 사람들, 다원적인 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인민을 위해서 일하는 게 내 일로 피곤하지만 즐겁다”고 썼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어를 배우면 중국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고 중국인 친구도 더 사귈 수 있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중국과 미국 간 우호 증진에 공헌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신보 푸단대학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양국 국민들 사이의 교류와 소통을 장려한다는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교류 강조는 앞서 시카고에 세워진 중국문화 전파기관 ‘공자학원’이 지난 2017년 폐쇄된 데 대한 완곡한 불만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공자학원은 지난 2006년 미국 내에서 최초로 세워진 곳으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2011년 미국 방문길에 방문한 적도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달 이탈리아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마르코 폴로’가 되라”는 내용의 격려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새로 참여하기로 한 국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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