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경리단길과 홍대 입구, 대구 동성로 등 대도시의 핵심 상권과 위례 신도시, 세종시 등은 상가 과잉으로 인한 공실률이 매우 높다. 한국감정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공실률 중 이태원 상권은 21.6%, 논현동 상권은 18.9%, 동대문 상권은 14.6%로 전년도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수치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공실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실일 정도로 더욱 심각하다.
핵심 상권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상권의 파워는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현재는 인터넷 구매의 발달과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상가 공급 과잉으로 많은 공실 상가들을 볼 수 있다. 형성된 지 3~6년이 지난 대부분의 수도권 신도시도 아직까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없어질 듯하다.
과거에는 과거 어디(상권)에 무엇(브랜드)을 하면 잘 되겠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좋은 브랜드를 찾는 것이 우선시 되고 상권과 상가는 다음 문제다. 즉 앞으로는 브랜드에 적합한 상권과 상가를 찾는 게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민 중인 예비창업자는 어떤 시각으로 상권과 상가를 선택해야 할까?
첫째, 브랜드를 결정했다면 브랜드에 적합한 상권과 상가를 선택해야 한다. 넓은 지역을 배달 콘셉트로 운영 중인 브랜드라면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A급 상가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도로 이면의 B급 상가를 선택해 임대료에 따른 고정비를 낮추고 이익률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주변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임대 조건을 제시하거나 공실임에도 권리금이 형성되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존 임차인이 폐업했지만 계약 기간이 종료됐는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셋째, 현장에 답이 있다.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보자.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창업자가 결국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부동산을 다녀보며 정보를 습득하고 상권과 상가의 현황을 파악해보자. 동일한 상가지만 부동산에 따라 또는 임대인과의 직접 계약으로 계약기간을 길게 잡는다든지, 2~6개월의 렌트 프리(무상임대)를 요구해 훨씬 좋은 조건을 제안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돌다리도 두드려보자. 브랜드에 적합한 상가를 찾고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해당 상가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승인이 불가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더 이상 진행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임대차 계약서 특약사항에 명시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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