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을 놓고 금융 당국과 갈등했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직접 찾아가 면담했다. 지난해 초 불거졌던 연임 파동에 따른 앙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방문해 윤 원장과 유광열 수석부원장 등 금감원 임원진과 면담했다. 김 회장이 금감원을 찾은 것은 지난해 5월 윤 원장 취임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김 회장은 윤 원장을 만나 사업 다각화와 국제화, 디지털 전환 등 사업 전략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하나UBS자산운용에 대한 금융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중단된 채 시간만 잡아먹고 있는데다 롯데카드에 대한 인수 후에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 당국과 언제까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함영주 행장이 (당국의 메시지가 전달되자) 막판에 과감하게 연임을 포기한 것도 당국과의 관계개선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라며 “금융당국과 갈등관계로 비쳐지는 게 하나금융으로서는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연임 과정에서 금융 당국은 ‘셀프 연임’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회장 선임 일정 연기를 요구했지만 강행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김 회장뿐만 아니라 지난주에는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함께 금감원을 방문했다. 당국과의 관계회복에 하나금융 수뇌부가 ‘총출동’한 셈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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