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다음 달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견제에 나섰다. 10여년 전 애플이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시장 판도를 뒤바꾼데 이어 새로운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한·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폴더블폰을 잇따라 내놓으며 삼성전자와 차별화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시리즈 10주년 기념 갤럭시 S10과 폴더블폰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안으로 접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이며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 크기로 커진다. 폴더블폰에서 최대 3가지 앱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원 UI(One User Interface)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를 향해 가장 공격적으로 경쟁을 펼치는 곳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19에서 세계 최초로 ‘5G 폴더블폰’ 공개를 예고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CEO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프리-MWC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그곳(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크린을 갖춘 5G폰으로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선 형식적인 부스만 운영했지만 반대로 MWC2019에선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화웨이는 MWC 2019에서 5G 폴더블폰과 쿼드러플(4개) 카메라를 탑재한 P30시리즈를 공개하며 전세계 점유율 1위에 도전할 계획이다. 화웨이의 5G 폴더블폰은 인폴딩 방식인지 혹은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샤오미 역시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린빈 총재가 직접 자신의 웨이보에 두 번 접는 ‘더블 폴더블폰’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샤오미 더블 폴더블폰은 화면을 삼등분했을 때 양쪽 끝 부분을 바깥쪽으로 접는 방식이다. 린 총재는 “세계 최초로 이중으로 접는 스마트폰을 만들었다”라며 “이름은 샤오미 더블 플렉스 혹은 샤오미 플렉스가 후보”라고 설명했다. 린 총재는 제품의 정식 공개·출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샤오미의 폴더블폰에 대해 중국 스타트업 로욜은 “샤오미가 만든 폴더블폰은 가짜 제품”이라며 공격했다. 로욜은 삼성전자에 앞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를 공개해 주목받은 업체다. 판쥔차오 로욜 부총재는 자신의 웨이보에 “샤오미는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특허와 생산라인이 없는 휴대전화 조립 기업”이라며 다른 기업이 개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시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특히 로욜은 자사 기술이 삼성전자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홍보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판 부총재는 “전세계적으로 핵심 플렉서블 기술과 단말기 기술을 모두 갖고 폴더블폰을 구현하는 기업은 로욜뿐”이라며 “삼성전자가 올해 두 번째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폴더블폰이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올해 검증 단계를 무사히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미래 프리미엄폰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폰에서 프리미엄폰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폴더블폰·5G폰을 들고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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