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18 포춘코리아500’에서 전년보다 1계단 오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기준 ‘급성장 기업’ 부문에선 6위에 랭크됐다. 최근 LG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LG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래 성장 사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CT)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가 가장 주목하는 미래 사업은 인공지능(AI)이다. 이미 LG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독자 AI 플랫폼인 딥씽큐를 적용한 LG 올레드 TV AI 씽큐를 선보였다.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해 말 한마디로 화면모드나 채널을 바꾸고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스스로 최적의 화질로 바꿔주는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해 더 완벽한 OLED 화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외에도 AI 브랜드 씽큐를 적용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피커 같은 융복합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AI 기술이 미래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LG전자는 글로벌 주요 IT·전자업체들과 손잡고 더 완성도 높은 AI 플랫폼을 구축하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CTO 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AI 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인식, 영상인식, 생체인식, 딥 러닝 알고리즘 등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랩’ 산하에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Advanced) AI’를 신설해 딥 러닝과 미래자동차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캐나다 토론토에 ‘토론토 AI 연구소(Toronto AI Lab)’를 여는 등 원천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전략에 발맞춰 사내 조직도 정비했다.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융복합사업개발센터를 신설해 스마트폰, TV, 가전, 자동차 부품 등 각 사업본부 간 시너지를 촉진하고, AI,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분야 융복합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사업도 LG전자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 호텔서비스 로봇, 카트 로봇 등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LG전자가 해외 로봇개발업체에 투자한 것은 보사노바 로보틱스가 처음이었다. 그 밖에도 지난해 스마트홈과 연계해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LG전자는 AI, 자율주행 기술 등을 바탕으로 한 로봇 제품들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스타필드 하남 등지에서 로봇서비스를 시범 실시하는 등 로봇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앞으로도 LG전자는 다양한 용도의 상업용·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전장사업 역시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분야다. 대표적인 미래사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LG전자는 차별화된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의 비율은 이미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비율은 2010년 30%에서 2020년 50%대로 높아지고, 관련 시장 규모도 2015년 2,390억 달러(약 273조 원)에서 2020년 3,033억 달러(347조 원)로 급성장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LG전자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적극 대응해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인 ZKW를 11억 유로(약 1조4,440억 원)에 인수했다. LG전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자율주행 분야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등 LG전자와 ZKW 간의 시너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초에는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미국 NXP,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 헬라 아글라이아 등과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한 ‘차세대 ADAS 통합 솔루션 공동 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등 기술 강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협력을 다양화해 미래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5월 ‘웹OS’를 활용해 사업을 추진할 스타트업 4곳을 선발한 바 있다. 웹OS란 LG전자가 스마트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적용하고 있는 독자 운영체제다. 누구나 웹OS 개발자 사이트에 접속하면 무료로 웹OS 소스코드를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선발된 스타트업에 웹OS를 활용한 솔루션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스라엘 벤처 투자사인 ‘카멜 벤처스’에 4억 9,300만 원 규모의 지분(5%)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2000년 설립된 카멜 벤처스는 10억 달러(약 1조 815억 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펀드다. 주로 소프트웨어, AI, 전장, IoT, 빅데이터, 증강 및 가상현실, 핀테크 등 초기 단계 첨단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자산 28억 달러(3조 282억 원)를 운용하는 이스라엘 최대 기술투자기업 비올라 그룹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6,000개 이상 스타트업을 보유한 ‘스타트업 천국’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이 많은 지역으로,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투자가 인공지능에 특히 강한 이스라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그 밖에도 LG전자는 국내 벤처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부터 AI 및 로봇개발업체인 아크릴과 로보티즈에 총 1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의 신성장 사업 강화 전략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기업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전자의 과감한 행보가 내년에 공개될 ‘2019 포춘코리아500’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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