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과 매각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말께 매각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 5일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성동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매각측은 이미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하고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매각측은 성동조선해양 야드 전체 매각과 분할 매각 모두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선 전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규모가 작고 오래된 설비인 1야드와 현대산업개발에서 인수를 추진 중인 3야드를 제외하고 2야드를 따로 떼어 내 영업양수도 형태로 분할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 개 야드 중 규모가 가장 크게 최신 설비를 갖춘 2야드는 성동조선해양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2야드는 부지 면적 92만 8,769㎡에 최대 32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대형 조선 3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성동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와 중에서는 2야드 자산 인수만 원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는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자산 매각 시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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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야드 매각도 변수다. 3야드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매입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사계획 인가 기한을 넘겼다는 사유로 사업 취소 처분 명령을 내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지난 16일 현대산업개발이 산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발전소 사업허가 취소처분 취소 청구에 대한 1심 판결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산자부가 항소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3야드 매각 결과가 성동조선해양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최근 조사위원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창원지방법원에 제출한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는 3,730억원이다. 지난해 EY한영 회계법인이 책정한 청산가치 7,000억원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으로 인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안진이 제출한 청산가치에는 현금성 자산 900억원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매각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매달 인건비와 관리비 등으로 수십억원이 나가고 퇴직금으로 수백억원이 빠져나갈 예정이라 연말께는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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