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미국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결정을 뒤로 미뤘다. 진에어 등을 대상으로 청문절차를 거친 뒤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29일 세종청사에서 가진 ‘진에어 항공법령 위반 제재 방안’ 브리핑에서 “해당 사항에 대한 진에어의 청문절차를 진행한 후 면허취소 등 최종 행정처분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리감독 소홀로 이번 사태를 빚은 국토부 소속 담당 공무원들은 수사 의뢰키로 했다.
국토부는 당초 진에어에 대한 처분을 이날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보통 청문절차에 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최종 결정은 수개월 미뤄지게 됐다.
국토부는 “법리 검토결과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결격사유가 이미 해소돼 현시점에서 취소가 곤란하다는 상반된 견해가 도출됐다”며 “진에어 근로자 등의 고용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등 절차 진행과정에서 충분히 수렴토록 할 계획”이라고 청문절차를 진행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조 전 전무의 위법이사 확인 등을 소홀히 한 공무원들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기로 했다. 조 전 전무가 진에어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는 동안 국토부 공무원들이 적어도 3차례 위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차관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항공운송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외국인 등기 임원이 진에어에 재직하는 동안 이를 방치하거나 확인하지 못한 관련자를 수사의뢰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철저히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안전 관련 법령준수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1개월간 모든 항공사에 대해 안전점검을 진행했으며 안전관리가 미흡한 회사에 대해서는 장비와 인력 등 분야별 특별점검을 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또 대한항공이나 진에어와 같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수권(노선운항권) 배분 시 불이익을 주고 슬롯(운항시간대) 배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사업법령 개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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