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035720)톡 외에 카카오가 바꾼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문화는 ‘택시 호출’이다. 카카오는 도로에서 손짓하거나 ‘콜택시’ 업체에 전화해 택시를 잡던 문화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택시(카카오T)’로 뒤바꿨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로 운영권이 넘어간 택시 호출 서비스는 출시 3년 만에 1,8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플랫폼(기반 서비스)으로 성장했다.
순항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는 밤늦은 시간 번화가에서 쓰기 어렵다는 사용자의 불만에 직면했다. 늦은 시간 택시가 부족한 상황에서 넘치는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사용료를 내면(2,000~5,000원) 택시가 잘 잡히는 유료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추가 운임을 부과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고 일부 사용자도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모바일 플랫폼의 유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카오톡도 2010년 출시된 뒤로 ‘수익 모델이 무엇이냐’는 지적을 받으며 꾸준히 유료화 전환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대신 카카오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특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료 ‘이모티콘’ 서비스와 기업이나 기관이 개인 사용자에게 보내는 ‘알림톡’ 기능 등을 안착시키면서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수요에 집중한 덕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넘치는 수요’를 택시가 부족한 밤늦은 시간 번화가에서 찾았다.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높을 때는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시장의 법칙이다. 서비스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시장실패’를 막기 위해 공급(운행 택시 수)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민간 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다. 전화를 매개로 택시를 부를 때는 비용(서울시 기준 1,000~2,000원)을 내도록 했으면서 모바일 앱으로 배차 확률을 높이는 유료 서비스는 “안 된다”고 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의도는 무엇인가. 직접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면 최소한 딴죽은 걸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주장처럼 잘못된 수익 모델이라면 시장에서 알아서 사용자가 외면할 것이다.
유료 기능 도입 후 무료 사용자가 차별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카카오모빌리티에게도 책임은 있다. 택시 수요가 몰리는 특정 지역과 밤늦은 시간에만 한시적으로 유료 호출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조정하는 등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지난 3년 동안 4억건에 달하는 방대한 택시 호출 데이터를 쌓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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