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작업이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민간 출신이냐, 관료 출신이냐’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비상임이사인 은행장들로부터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천받는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홍재형(79) 전 부총리,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62) 전 기업은행장, 민병덕(63) 전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출신 후보로는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한 신 전 사장이 앞서 있다. 풍부한 금융권 경험과 호남권 출신 금융인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신 전 사장은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어서 이사회에 양해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관료 출신에서는 홍 전 부총리가 지난 1994년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내고 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충청권의 지지도가 크다. 고령에 따른 건강 우려에 대해 홍 전 부총리 측근은 “요즘도 골프를 치면 드라이버가 젊은 사람 못지않게 나간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재는 행시 13회로 공직에 발을 들인 후 재무부·재정경제원·금융감독원 등을 거친 경제관료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산고 동기로 부산 지역의 지지가 크다. 김 전 총재는 “일단 연합회에서 제안이 들어오면 그때 이야기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외에도 민간 출신에서는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이, 관료 출신에서는 윤 전 기업은행장이 추천됐으나 차기 회장에 도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그간 거론되지 않았던 1~2명도 이름을 올렸으나 행장들은 “다크호스가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최근 손해보험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까지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올드보이’가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센 점이 변수다. 아울러 생명보험협회가 오는 24일 회장추천위원회를 개시하는 가운데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진영욱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과 함께 김 전 총재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회는 불참한 이사진의 추천을 추가로 받은 뒤 후보자 검증과 후보 수락 여부를 확인해 후보군을 결정할 방침이다.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3인 내외의 쇼트리스트를 확정 짓고 30일께 후보자 추대와 사원 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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