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치·4.3인치·4.8인치·5인치·5.1인치.
갤럭시S 시리즈 화면은 지난 2010년 첫 제품 탄생 후로 계속 커져 왔다. 그러다 보니 제품의 전체적인 크기가 커지는 것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갤럭시S5부터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7까지 5.1인치 크기가 유지되면서 이런 공식은 깨지게 됐다. 대화면과 함께 한 손으로도 쥘 수 있는 그립감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5인치 후반대로 출시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오는 30일 공개되는 신제품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를 각각 5.8인치와 6.2인치 화면으로 출시된다. 이는 과거 기준으로 볼 때 패블릿 크기로, 사실상 갤노트 시리즈와의 차별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 배경에는 최신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기술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베젤(테두리)’이 있다. 가독성 좋은 대화면을 원하면서도 휴대성까지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베젤을 줄이면서 제품 크기는 유지하거나 줄이는 디자인이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베젤이 줄어들면 전체적인 무게와 부피가 줄어들어 휴대성이 향상된다. 또 같은 크기의 스마트폰이라도 베젤이 축소되면 화면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몰입도와 집중력을 증대시켜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에 더 탁월하다.
갤S8의 경우 앞면 전체가 액정으로 뒤덮인 5.8인치 크기의 화면을 탑재한다. 화면만으로는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크지만, 제품의 전체 크기나 무게는 오히려 전작보다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이나 전문가들을 통해 알려진 신제품의 크기는 세로 140.1mm 가로 72.2mm에 두께는 7.3mm에 불과하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7(142.4mm x 69.6 x 7.9mm)이나 갤럭시S7 엣지(150.9 x 72.6 x 7.7mm)보다도 작은 수준이다.
몸집을 줄이면서도 화면은 키우는 추세는 다른 제조사 제품들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10일 LG전자가 선보인 G6도 크기는 전작(G5, 5.3인치)보다 0.4인치 키웠지만, 전체 가로 길이는 2mm 더 줄었다. 여기에 18대9라는 새로운 비율을 채택해 스마트폰 화면이 훨씬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줬다. 중국 제조사 샤오미도 화면 비중을 93%까지 늘린 스마트폰 ‘미믹스2’를 출시한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해 10월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91%.3%인 ‘미믹스’를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제품은 10초만에 완판됐다.
다만 업계는 테두리가 전혀 없는 ‘베젤리스’ 스마트폰은 상용화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V나 노트북과 달리 스마트폰은 사용방식이 휴대하면서 직접 터치하는 식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테두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성과 대화면을 고려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좁은 베젤의 제품이 각광받지만 무테두리 스마트폰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스마트폰에 테두리가 전혀 없으면 의도하지 않게 화면을 터치해 인식되는 상황이 발생해 오히려 사용자환경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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