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면서 현대자동차 판매노조가 국내 업체들에 항의 공문을 발송하는 등 양측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자사 광고나 차량 이미지를 홈쇼핑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공문 취지다.
오는 2018년부터 TV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급성장하고 있는 홈쇼핑 렌터카 시장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현대차 판매노조의 과도한 밥그릇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의 변화에 맞게 딜러들 역시 스스로 변화된 모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판매노조는 롯데렌터카·SK네트웍스 등 홈쇼핑 판매를 하고 있는 주요 렌터카 업체에 ‘홈쇼핑 방송에서 현대차 광고나 차량 이미지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판매노조는 내부적으로 렌터카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전방위 타격 전술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장기렌터카 시장이 증가하면서 현대차 판매 사원들의 위기의식은 높아진 상태다. 렌터카 업체들은 장기 렌터카 고객에게 차량을 제공하기 위해 현대차로부터 차량을 매입한다. 현대차 회사 전체로 보면 판매 대수가 줄어들지 않는 셈이다. 반면 일선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영업사원들은 얘기가 다르다. 차량을 소유하는 고객이 줄고 장기렌터카나 카셰어링을 이용객이 증가할 경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롯데렌터카의 장기렌터카 누적 보유 대수는 지난 2009년 3만4,000대에서 올해 10만대까지 급증했다.
이미 10월 기준 10만대를 돌파해 지난해 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특히 개인 장기렌터카의 경우 2009년 1,500대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10월까지 3만4,000대로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렌터카 업체들의 홈쇼핑 판매가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2014년과 2015년 약 30회에 불과하던 장기렌터카 홈쇼핑 방송을 올해 50회 이상으로 늘렸다. 아울러 롯데렌터카는 CJ오쇼핑에 방송 론칭하면서 신형 그랜저와 샤넬백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는 파격 마케팅도 벌인 바 있다. 롯데렌터카에 따르면 홈쇼핑을 통해 신차 장기렌터카를 계약하는 고객 수는 매년 평균 30%가량 성장해왔다. 개인 고객의 35.8%, 개인 사업자 고객의 32.1%가 홈쇼핑을 통해 계약한 고객들이다. SK렌터카는 현재까지 누적 200회가 넘는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누적 홈쇼핑 상담고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상담 100만건 중 계약이 성사된 비율은 3%가량으로 이는 SK렌터카 전체 고객의 절반 수준이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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