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구글의 증강현실(AR) 프로젝트 ‘탱고’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스마트폰 ‘레노버 팹2 프로(이하 팹2 프로)’가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AR과 가상현실(VR)이 글로벌 IT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 LG,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노버는 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AR폰 ‘팹2 프로’ 출시 행사를 열고 오는 6일부터 국내 시판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팹2 프로는 구글의 AR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폰이다.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레노버 테크월드 2016’에서 처음 공개된 ‘팹2 프로’는 지난 11월부터 미국시장 판매에 돌입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팹2 프로의 핵심은 구글의 증강현실 프로젝트인 ‘탱고’다. 약 3년 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탄생한 구글 탱고는 기존 증강현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강현실은 카메라, 캠코더 등의 영상 기기를 활용해 현실 배경을 촬영한 후, 여기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합성해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기존 증강현실 서비스는 현실과 가상이 어설프게 조합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탱고는 현실 공간을 3차원 공간 정보로 인식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하고 완벽한 증강현실 환경을 제공한다. 레노버는 탱고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팹2 프로 내부에 3D 카메라 기술을 탑재했다.
레노버 관계자는 “팹2 프로에 탑재된 3개의 카메라에는 주변 물건이나 공간을 초당 25만 회 이상 측정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에 비친 환경을 3D 입체 환경으로 정교하게 변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 스펙도 나쁘지 않다. 안드로이드 6.0(마시멜로)를 기본 OS로 사용하는 팹2 프로는 6.4인치 QHD IPS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와 탱고 기술을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652를 탑재했다. 이 밖에도 ▲800만 화소 전면카메라 ▲1,600만 화소 후면카메라 ▲4GB 램(RAM) ▲64GB 저장 공간(128GB까지 확장 가능) ▲4,050mAh 배터리 등의 사양을 자랑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레노버와 구글의 합작을 계기로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개발사들이 증강현실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의 경우 이미 아이폰 시리즈에 증강현실 기술을 탑재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는 루머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팹2 프로가 국내 이동통신사의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출시된다는 점이다. 팹2 프로는 온라인 마켓인 ‘G마켓’에서 오는 6일부터 단독 판매된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사장은 이에 대해 “중국산 폰은 여전히 낮은 인지도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중저가폰을 국내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판매하면 제조사에겐 손해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이어 “레노버는 구글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AR 기능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해 기술의 대중화를 한발 앞당겼다”며 “향후 AR 기술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노버의 팹2 프로 판매가격은 59만 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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