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시대가 5일 본격 개막됐다. 해외 투자가들에게 중국 본토 증시의 문호를 처음 개방한 지난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 시행 이후 2년 만이다. 이날부터 선강퉁이 시행되면 국내 투자자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가들은 선전증시에 상장된 881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선전증시 시가총액의 약 71%에 달하는 17조위안(약 2,900조원) 규모다.
선전증시는 메인보드만 있는 상하이증시와 달리 메인보드와 중소기업판, 창업판(차이넥스트) 등 3개 시장으로 나뉜다. 특히 선전증시는 대형 국유기업 위주로 구성된 상하이증시에 비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비중이 높다. 선전증시를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기차 세계 1위 기업 비야디(BYD)를 비롯해 가전 시장 시가총액 1위 메이디그룹과 중국 최대 건설업체 완커 등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 성장기업들이 모두 선전증시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신성장종목 중심의 창업판에는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빅데이터, 핀테크 등 최근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최첨단 기술기업들이 즐비하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선강퉁 개통으로 중국A주에 최대 1,500억위안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선전증시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는 부담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선전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0배 수준으로 선진국(16배)이나 신흥국(13배) 증시 평균은 물론 이웃동네인 상하이증시(15배)보다도 훨씬 높다. 개인투자자 비중(86%)과 매매회전율이 높아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전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위안화 가치는 선강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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