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달 4∼21일 국내 수출기업 1,125개 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6년 수출기업 경쟁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주력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수준은 36.7%가 ‘우위’, 45.6%가 ‘동등’, 17.7%가 ‘열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3년 전과 비교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품질 경쟁력은 우위 비율이 50.7%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가격과 해외마케팅·판매 경쟁력은 각각 34.0%와 35.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수출기업 중 33.9%가 미국 금리 인상, 환율 변동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꼽았고, 그다음으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변동(27.7%), 중국의 경기 부진(14.0%) 등이 많았다. 수출 회복 시기는 77.4%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했고, 회복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21.0%가 나왔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수출 확대를 위해 1순위로 관심 가지는 나라는 중국(38.1%)이었다. 이어 미국 28.8%, 베트남 21.2%, 일본과 유럽연합(EU)이 각 15.5%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기업의 수출은 고부가가치 분야 참여와 디지털 플랫폼 활용이 저조하고 새로운 시장 발굴에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71.1%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참여하는 기업은 4.1%에 불과했다. 디지털 플랫폼 사용에서도 67.8%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운영하지 않았고,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출하는 기업도 14.8%에 그쳤다. 우리 수출기업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기술 확보 점수는 31.3점(100점 만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국제무역연구원 김보경 연구원은 “최근 수출부진은 세계경기 침체라는 대외 경기적인 요인이 크지만 결국 수출은 기업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장기화하는 저성장 기조와 세계 무역 환경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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