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4.5%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폭염효과 소멸, 이른 추석·농산물 가격 상승 등 요인이 영향을 미치며 가전·휴대전화, 음식료품 등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서도 민간소비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 해 같은 달보다 11.5% 줄었다. 국내 카드승인액(12.4%)이 증가하고 백화점(5.6%)과 할인점(4.8%) 등 유통업계 매출액은 늘었지만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지난 3월(-0.7%) 이후 7개월만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의 심리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사정 악화,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CSI는 80으로 9월 83보다 3포인트나 하락했다. 앞으로 반년 뒤 경기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한 달 전보다 늘었다는 뜻이다.
정부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안팎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2.6%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2%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반적인 내수 침체가 디플레이션과 결합한 형태로 장기 경기침체가 구조화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추가적인 경제성장률 하락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안정화해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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