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5월4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2014년 7월 조직위원장을 맡은 지 1년10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사퇴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조 회장이 평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로 성공적인 개최에 큰 열의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는 평창 출장이 잦아지면서 차량을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로버로 바꾸는가 하면 유치위원장 역임 기간에 총 34차례의 출장을 소화할 정도로 강행군을 거듭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한 지 열흘 만에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데 주목해야 한다”며 “한진해운부터 살리라는 정부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에 애착을 보여온 총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6세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해 대학 때는 선수로도 활약했을 정도로 동계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2014년 11월 스키협회장에 취임했고 올 3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총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정도 지원금액은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 수준이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총수가 죄를 저지른 뒤 올림픽 유치 등을 명분으로 복권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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