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 보고를 통해 2016년 경제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경제 정책은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발표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발표 내용에 새로운 것이 없고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자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통제 능력과 정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계획을 포함해 현재 추진 중인 경제 정책은 짧게 보면 불안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중국 정부의 경제 개혁 조치는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미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첫 번째 유동성 공급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자금유출을 막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최근 3년 내 최대 규모인 4,000억위안(약 73조원) 수준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 결과 대출과 채권 발행 등을 포괄해 실물 경제에서 유동성 총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사회융자총액(TSF)은 3조4,200억 위안(약 606조5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중·장기 대출 증가는 고정자산 투자 규모의 회복을 예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됐다.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한 대출 증가세는 앞으로 경기 성장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채권시장 개방 확대다. 지난 2월 중국 인민은행은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를 확대하고 투자금액 한도 규제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자본 유출을 줄이고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중국 내 채권 시장은 지난해 3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올해도 중국 채권시장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규제 완화는 해외 자금 유입을 촉진해 중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경제 정책 개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중에서도 ‘시코노믹스’로 불리는 공급 측면 개혁은 올해 중국 경제의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 개혁은 과잉 생산력을 해소하는 동시에 규제를 완화해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국영기업이 지배하는 사업에 시장 원리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중국이 전반적으로 경제의 균형을 잡는 구조적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장기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이러한 정책 목표도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중국 정부의 최종적인 변화의 방향에 주목하며 더 넓은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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