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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성화 호기 살려야
입력2003-06-09 00:00:00
수정
2003.06.09 00:00:00
임웅재 기자
잇단 부동산투기대책에 힘입어 부동산가격이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투기심리가 완전히 근절된 것은 아니지만 투기단속이 강화되자 투기자금이 아파트 주상복합에서 토지로 옮겨가는 등 일단 과도한 부동산투기 현상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막대한 시중자금과 저금리 현상 등의 여건에 비추어 마땅한 투자대상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부동산투기는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시중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증시를 통해 기업 자금화하는 일이다.
부동산투기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40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조짐은 아직 없다. 채권쪽으로 일부 자금이 몰리고는 있으나 금리하락은 시중금리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시중자금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증시를 외면하고 있는 원인을 규명하고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기피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증시의 신뢰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동안 구조조정과 투명성 제고 등 기업개혁으로 증시환경이 크게 개선 됐지만 여전히 건전한 투자 대상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시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과도한 리스크 등을 제거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증시 활성화측면에서 좋은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증시가 장기간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점차 활기를 띠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부동산투기가 진정되고 있는 것은 증시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와 관련 업계의 공동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정부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경제기조를 설정하고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경제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클수록 증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돈이 부동산에 몰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기관투자가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여 간접투자와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국내 증시가 투기대상이 아닌 건전한 투자의 장으로 발전하기 위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이다.
기업들도 지배구조개선과 투명성 제고, 윤리경영의 정착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수익성을 비롯한 기업 가치면에서 국내기업이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기업 스스로의 책임도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증시는 부동산투기대책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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