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CEO 삶 그리고] 김준일 하나코비 회장

'락앤락' 나만의 기술로 차별화…'밀폐용기 대명사' 우뚝<br>과도한 설비투자보다 연구개발·마케팅에 초점…시장 진출 1년만에 해외업체 제치고 70% 점유




“지금의 성공에 만족할 수는 없지요. 성공의 또 다른 얼굴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른바 ‘실패의 가능성’입니다. 결국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나만의 기술, 즉 ‘온리 원(only one)’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두 번 잠근다’는 의미를 가진 기능성 밀폐용기 ‘락앤락(LOCK & LOCK)’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하나코비 김준일(54) 회장. 그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용기 뚜껑을 반복해서 잠갔다 열었다 하는 버릇을 갖고 있다. 김 회장에게 이런 습관이 생긴 것은 락앤락 개발에 착수한 지난 1997년부터. 집에서도 새벽까지 뚜껑을 열고 닫다 보니 아내에게서 “이제 그만 좀 해요”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20대 초반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면서 ‘봉급쟁이 생활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 김 회장은 매형이 운영하는 무역회사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봉급을 안 받는 대신 간섭도 안 받는 조건이었다고. 그는 얼마뒤 ‘근화유통’이라는 주방용품 유통업체를 차리면서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제품을 보는 안목과 탄탄한 신용을 바탕으로 몇 년 동안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이 자금으로 지난 85년 ‘국진화공’을 세워 주방용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든 첫 번째 제조업 도전에서 그는 쓴 잔을 마셨다. 과도한 설비투자보다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우고 지난 93년 ‘하나코비’라는 이름으로 다시 주방용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시장의 흐름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하나코비는 금새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몇 년 안 돼 에너지는 서서히 바닥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자잘한 상품만 600여가지를 만들다 보니 매출이 연간 100억원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고, 미국ㆍ독일ㆍ홍콩 등지에 열심히 수출을 했지만 연간 100만 달러도 안됐어요”라고 회상했다. 김 회장은 그래서 1년 넘게 해외 전시회 등을 돌아다니며 돌파구를 모색했다. 세계적으로 유사업체가 10만여개에 달해 경쟁이 치열한 상태서의 결론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세계적으로 문화의 차이가 거의 없고 공통적으로 많이 쓰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당시 타파웨어ㆍ러버메이드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석권한 시장이었지만 기존의 단순한 밀착식(공기가 통하지 않게 뚜껑과 용기의 크기를 달리해 밀착시키는 방식) 용기가 아닌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면 ‘1대 1의 싸움’인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신제품의 형태는 ‘4면 결착형’(4개의 뚜껑 잠금 장치로 본체를 밀폐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그러나 실제 제작이 문제였다. 뚜껑을 물샐 틈 없이 본체와 밀착시키려면 4개 잠금장치의 힌지(Hinge·경첩과 같이 꺾이는 부분)가 완벽해야 했지만 힌지 부분을 조금만 두껍게 해도 잠금장치가 꺾이지 않거나 부러졌고, 약간만 얇으면 찢어져 버렸다. 자다가도 일어나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98년말 드디어 지금의 락앤락이 완성됐다. 국물이 전혀 새지 않으면서도 개폐가 쉬워 ‘대박’을 터뜨릴 줄 알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국내 소비자들은 브랜드 파워 없는 중소기업이 내놓은 새 제품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하도 답답해 매장에 나가 소비자들의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저희 제품을 본 소비자는 처음에는 반갑고 신기해 하다가도 이내 전에 쓰던 밀착형 용기를 고르더군요. 소비자들은 불편하지만 쉽게 기존 제품을 바꾸지도 않고, 남들이 사야 안심하고 사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김 회장은 주부들이 직접 제품을 써보게 하는 경품행사와 TV홈쇼핑을 적극 활용했다. 홈쇼핑측도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이 같은 우려를 깨고 락앤락은 LG홈쇼핑에서 ‘9회 연속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승승장구하면서 국내시장 진출 1년 만에 국내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밀폐용기의 대명사’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김 회장은 “유통은 설비 투자가 없이도 상품을 보는 안목과 시장 상황을 파악하면 되지만 제조는 설비투자 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관리를 해야 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죠”라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그 짜릿한 맛 때문에 제조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며 ‘제조업의 매력’을 강조했다. ●경영계획-해외진출 늘려 2010년 1억弗 수출 달성 매년 40여종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하나코비는 올 들어 간편 밀폐용기 ‘이지락(EZ Lock)’과 냉동고 전용 밀폐용기 ‘프리저락(Freezer Lock)’을 내놓았다. 출시하자마자 홈쇼핑에서 연일매진 기록을 세우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타파웨어ㆍ러버메이드 등 굵직굵직한 해외 선두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히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코비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 석권. 제품이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 세계 시장 석권도 어려울 게 없다는 게 김 회장의 신념이다. 하나코비는 수출 국가를 현재의 65개국에서 100여개 국으로 확대해 오는 2010년까지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준일 회장은 “제품에 대한 확실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시장 상황에 맞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전세계 주부들을 사로 잡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