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중기 코드'에 발맞추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각종 중기 지원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도 올해 중기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기 대출 확대는 물론 공업단지나 산업단지 등 중기 밀집 지역에 점포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정책 자금을 최대한 끌어들여 중소기업인들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저금리 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종준(사진) 하나은행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중기 대출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자금이 정말 필요한 중기나 영세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중기 대출 규모는 3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최소 3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김 행장은 "비효율적인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대신 공단이나 산단 등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에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금이 정말 필요한 영세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온렌딩이나 C2 등 정책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저금리 대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렌딩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민간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주면 민간 은행이 여신 심사를 통해 지원 대상 기업을 골라 대출해주는 제도. 하나은행은 지난해 온렌딩으로 1조원을 지원해 국내 금융기관 중 최대 실적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인 C2도 올해 최대한 늘리고 금리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경쟁 은행보다 낮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고객 기반을 확대해 NIM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그는 "하나은행이 빠른 성장에 따른 건전성 유지에 힘을 쏟다 보니 고객 부문이 약했던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저금리성 예금 등이 약했지만 지난해부터 고객과 주거래 통장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고객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해외 9개국에서 55개 네트워크를 갖춘 하나은행은 올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3개와 8개 네트워크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도 1ㆍ4분기 안에 교포은행을 인수해 현지 지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미국에서는 교포뿐 아니라 하나은행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아시아계와 중국계 고객과의 연계 영업을 넓혀갈 계획이며 미국 서부 지역 은행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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