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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대림 유화빅딜] 정부개입없이 업계 자율빅딜 의미커

한화와 대림의 석유화학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은 정부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자율」빅딜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5대그룹 구조조정이 정부의 강력한 입김아래 진행되는 것과 달리 한화와 대림의 빅딜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국 모두가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는 한화와 대림의 빅딜이 향후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한화 유화빅딜의 배경=한화와 대림은 지난 연말부터 5개월에 걸친 협상끝에 14일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들이 빅딜협상에 나선 이유는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공급과잉과 수익성 저하때문.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나 유화산업 전체규모에 비해 나프타 분해공장(NCC)이 지나치게 많은 반면 각각의 규모는 작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류비, 설비투자비를 연간 1,00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는 NCC통합이 거론된 것이다. 또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공장을 신설한 폴리프로필렌(PP)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대림산업은 93~94년에 진출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양사가 뒤늦게 뛰어든 사업부문을 선발업체에 넘겨 「선택과 집중」을 실현하는 방안을 강구한 셈이다. ◇빅딜의 효과=한화와 대림, 양 그룹에 서로 이득이 되는 「윈-윈 게임」이 분명하다. NCC 통합법인은 연산 122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국내 전체생산규모의 24.6%에 해당한다. 이는 현대·삼성간 통합법인의 150만톤에 이어 아시아에서 2위이며 세계에서도 17~18위 수준이다. 400만~500만톤 규모인 다우케미컬, 에퀴스타, 액슨모빌 등 세계적인 업체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아시아 시장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양사는 또 독자적으로 계획해온 NCC 증설을 추진하지 않게돼 1,000억원이상의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성수지의 경우 한화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연산 37만톤,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연산 35만톤 등 연산 72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 아시아 1위, 세계 11위의 전문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대림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35만톤, 폴리프로필렌(PP) 45만톤 등 연산 80만톤의 능력을 보유, 이 부문에서 아시아 1위, 세계 10위로 올라서게 됐다. 양사는 품목별 전문화에 따른 원가절감, 품질향상, 재고감축으로 연간 600억원 이상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화빅딜의 영향=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논란으로 주춤하고 있는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통합법인 설립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유화업종에서 통합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지 다시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천단지에 있는 또다른 NCC업체인 LG석유화학과 롯데계열의 호남석유화학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당초 한화와 대림의 협상에 동참했다가 조건이 맞지않아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당분간 한화·대림, 호남, LG 등 3자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이들 3자 사이의 또 다른 후속빅딜이 진행될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와 대한유화가 있는 울산단지에도 통합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빅딜은 또 지난해 2차 빅딜 대상업종으로 거론됐던 철강, 정보통신 등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손병두(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화와 대림의 빅딜을 계기로 그동안 자율 구조조정에 착수하지 못했던 업종에도 빅딜 바람이 불 것』이라고 밝혔다. 물밑접촉이 이미 시작됐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재계는 한화의 대림의 자율빅딜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주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줄 호기」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손동영 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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