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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유입된 주식 자금 거의 빠져나가 -채권도 원화강세 등 감안땐 매도세 줄어들 가능성 지난 8~9월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던 유럽계 자금이 10월에도 계속 발을 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다소 진정 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8~9월과 같은 대규모 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계 자금은 9월 국내 자본시장에서 2조9,000억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자금 이탈이 많았던 부분은 채권 쪽이었다. 9월중 채권시장에서 유럽계가 빼내 간 자금은 1조8,000억원으로 한달 전(1조2,000억원)보다 6,000억원이 늘었다. 북미계 자금이 9월 한달 동안 6,500억원 순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식시장에서는 1조1,000억원을 내다 팔았다. 3조5,649억원을 매도했던 지난 8월에 비하면 규모가 대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셀코리아를 지속한 셈이다.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공조노력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에서 유럽계 금융회사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증시에서 일단 현금부터 챙기고 보자는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10월에는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지난 8월 대비 유럽계 자금의 유출규모도 감소하고 있다”며 “10월에는 유럽계 자금 등의 이탈이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된 2009년 이후 유입된 유럽계 자금은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매도 일변도였던 외국인 자금 흐름에 변화 가능성도 있다”고 낙관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유럽계 자금의 공세가 다소 누그러지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주 전체를 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매수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원화강세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내 채권을 대거 팔아치우고 떠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그리스 디폴트(국가부도) 현실화 등 글로벌 신용경색이 불거지면 채권형 펀드에 투자된 유럽계 자금이 환매를 위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채권투자전략본부장은 “유럽계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10~12조원 규모로 외국인 전체 채권투자 규모(84조원)나 국내 채권시장 규모(1,000조원)에 비하면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며 “일주일 동안 10조원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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