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2월에 걸쳐 뼛조각 검출로 세 차례 전량 반송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3년5개월 만에 사실상 재개됐다. 23일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6.4톤이 이날 오전8시25분 대항항공 화물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함에 따라 위생검역 절차를 밟게 돼 이르면 오는 5월 초 국내로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반입된 쇠고기는 캔자스주 아칸소시티에 작업장을 둔 ‘크릭스톤팜스사’가 수출하고 국내 육류 수입업체 ‘네르프’사가 수입한 것이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늦어도 1~2일 안에는 검역작업에 들어가게 된다”며 “최종 검사 완료까지는 1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5월 초에는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림부와 검역원 등 검역당국은 이번 수입분도 지난해 1월 양국이 합의한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이라는 위생조건에 맞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입물량 전부에 대해 X레이 이물질 검사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어 항생제ㆍ다이옥신 등 50여개 성분에 대한 정밀검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수입분에 대해서는 뼛조각이 발견돼도 해당 박스만 반송하기로 해 전체 박스에서 뼛조각이 모두 검출되지 않는 한 일부라도 시중에 반입되게 된다. 이에 따라 광우병 발병으로 지난 2003년 12월 이후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진입이 약 3년5개월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유통방법과 일정은 해당 수입업체가 결정하게 된다. 이번 수입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6.4톤의 경우 샘플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농림부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6.4톤이 무리 없이 검역을 통과할 경우 향후 수입 횟수와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입이 다시 이뤄진다고 해도 쇠고기를 둘러싼 한미간 통상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정부와 의회ㆍ축산업계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미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 판정이 확정되면 즉시 갈비 등 뼈까지 모두 수입하도록 위생조건을 바꿔야 한다며 우리나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