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대형 기업인수 및 합병(M&A) 매물인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자금 출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에 재무적 투자(인수자금일부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은행과 기관 투자자들은 6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3월말로 예정된 최종입찰 직전까지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추가로 뛰어들 가능성도 있어, 적어도 10여개 금융기관 사이에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대우건설 M&A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은 국민ㆍ우리ㆍ신한 등 시중은행과 산업은행ㆍ농협 등 국책은행, 그리고 여기에 군인공제회까지 가세했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인수희망업체들과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대우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금융지주사 출범이후 은행창구 업무만으로는 대형화된 몸집 유지에 한계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대형화ㆍ겸업화가 은행권의 최대 화두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우량기업으로 탈바꿈된 대우건설과 같은 매물의 지분 출자는 가장 좋은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물론 국책은행ㆍ기관투자자들까지 가세해 대우건설 인수전에 간접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대우건설 예비입찰 서류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 접수시킨 두산그룹과 함께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농협과 공동으로 프라임산업과도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유진기업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은행은 10여개에 달하는 예비입찰 참가업체 중 파트너 기업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경우 대우건설 입찰에 뛰어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시 됐으나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자 일단 한 걸음 물러섰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컨설팅을 해 준 적이 있다”며 “2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매물인 대우건설을 단독으로 인수할만한 인수 희망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희망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 동원력이 막강한 금융권간 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대우건설의 몸 값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쳐 최소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던 대우건설의 몸값이 이번 주 들어 3조원은 넘어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금융권의 참여가 본격화 됨에 따라 대우건설 채권단의 몸값 부풀리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과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최종입찰이전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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