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한 국내주식ㆍ주식혼합 재간접 펀드에 자금이 눈에 띄게 유입되고 있다. 법인 고객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까지 ETF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간데다 ETF가 재간접 펀드 형태로 은행 판매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시된 펀드들의 성과가 우수한 점도 한 몫 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10년 말 설정된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에는 지난해 248억원이 유입됐지만 올해 벌써 51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해 4월 설정된 우리Smart Investor분할매수자 1[주혼-재간접]_A1에도 올 들어서만 278억원이 들어와 지난해(158억원)보다 75%이상 자금 유입액이 늘었다. 우리Smart Investor분할매수 펀드 시리즈는 이날 사모 펀드까지 합친 총 설정액이 1,4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올해에만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올 2월과 4월에 출시된 신한BNPP스마트레버리지목표전환 1[주식-파생재간접](종류A1), 신한BNPP ETF스마트레버리지목표전환 1[주식-파생재간접](종류A1)에도 1개월에서 3개월 사이 각각 121억원, 1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김동석 우리자산운용 마케팅전략팀 차장은 “지난해 ETF에 대해 직접투자형태로 꾸준히 자금이 몰리면서 ETF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한데다 ETF를 편입한 재간접 펀드들의 성과가 검증되기 시작하자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펀드 형태이기 때문에 ETF를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접근이 용이한 측면이 있고 은행을 방문하는 고액자산가와 기존 적립식 펀드를 해본 투자자들 중 새로운 투자 방식을 원하는 고객들이 ETF 재간접 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TF 재간접 펀드는 수익률도 양호하다. 제로인에 따르면 1년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는 ETF 재간접 펀드 20개 중 12개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200지수가 9.65% 오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익률이다. 미래에셋인덱스로코리아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종류A는 1년 동안 14.90%의 수익률을 보였고 삼성KOSPI200레버리지 1[주식-파생재간접](A)(13.76%),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13.58%), 우리Smart Investor분할매수자 1[주혼-재간접]_A1(10.63%) 등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1년 성과가 가장 좋은 미래에셋인덱스로코리아레버리지2.0 펀드에 대해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본부장은 “보수가 저렴한 ETF를 편입해 운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지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라며 "최근 성과가 우수해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수탁액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공모펀드 설정액이 대부분 700억원 미만으로 작은데다 인덱스 ETF를 주로 담는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TF에 직접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다시 펀드로 한다는 것은 ETF의 장점인 보수가 싸고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놓칠 수도 있어 ETF 재간접 펀드들의 설정액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면서 “기존에 인덱스 ETF 위주로 담는 것을 더 다양하게 확대시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ETF 재간접 펀드의 규모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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