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 ‘지기(知己)’, ‘이웃(neighbor)’, ‘싸이프랜드….’ 이는 한국, 중국, 미국, 일본의 네티즌들이 싸이월드에서 맺은 친구를 부르는 말이다. 최근 SK커뮤티케이션즈가 싸이월드 서비스의 세계화 일환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싸이월드 서비스가 각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서비스와 지역 특색에 맞춘 현지화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싸이월드에서 인간관계의 핵심인 ‘일촌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지 사정에 맞춰 이름을 바꾸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에서는 막역한 사이를 의미하는 지기로 표현했으며, 미국에서는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는 의미가 강한 이웃으로 바꾼 것이다. 사이버머니 ‘도토리’도 중국에서는 ‘팥(紅豆)’으로 바꾸었다. 팥은 중국에서 은유적으로 사랑을 뜻한다. 싸이월드에서 가상의 자아(아바타)인 ‘미니미’도 한국과 중국에서는 2등신의 작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캐릭터를 채용했지만 미국에서는 1.5배 정도 더 크다. 서양인의 신체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일본에서는 아예 미니미가 없다. 자신이 직접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 네티즌의 성향을 반영해 미니미와 미니룸이 들어가는 자리에 사진과 간단한 글을 올리는 ‘커버스토리’로 대체했다. 미국 싸이월드에서는 위쪽에 별도의 단추를 설치해 최근 방문했던 미니홈피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도 즐겨 찾기에 익숙한 미국 네티즌을 배려한 결과다. 모바일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일본시장에서는 국내에 이어서 두 번째로 모바일 싸이월드를 선보인 것도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에서는 이미 2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했다. 진출 초기인 미국시장에서도 ‘마이스페이스와 획기적으로 다른 서비스’라는 반응이 쏟아지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한 관계자는 “세계인의 감수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싸이월드 만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철저히 현지화해 반영해야 한다”면서 “현재 진출한 3개국에 이어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진출 예정 국가에도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싸이 열풍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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