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 중인 알뜰 주유소에 공급하기 위한 휘발유 구매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입찰이 무산될 경우 해외에서 기름을 직접 수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합리적인 가격이 제시되지 않을 때는 해외 휘발유 수입을 대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과 일본 등 2곳의 정유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과 석유공사는 지난 7일부터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을 위한 공동구매 입찰을 시작해 15일 오후3시까지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입찰 불참을 공식 선언하는 등 정유사들이 휘발유 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어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농협 주유소와 무폴 주유소, 도로공사 주유소 등에 공급되는 알뜰 주유소 휘발유 물량은 하루 3만배럴로 향후에는 5만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다. 국내 휘발유시장의 4~6%를 차지하는 물량으로 금액으로는 2조~3조6,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30~50원가량 싸게 공급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유 4사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설령 일부가 참여하더라도 정부가 원하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유찰로 끝나게 된다. 국내 기름시장을 보면 2006년부터 휘발유 수입물량은 '제로(0)'였다.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외국산 휘발유가 5년 만에 국내에 재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만약 외국산 휘발유가 도입된다면 정유 4사들은 시장에 또 다른 경쟁자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결과를 낳게 돼 가뜩이나 공급초과에 시달리는 국내 시장에서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산 휘발유는 2002년 연 400만배럴까지 도입되며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후 국내 환경기준 강화 등에 밀려 2005년 7만8,000배럴을 마지막으로 수입이 끊긴 상태다. 또 다른 석유공사 관계자는 "휘발유의 경우 국내 환경기준에 맞도록 해외 현지 주문생산 등을 추진 중"이라며 " 비용 측면에서도 외국회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