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며 "아베노믹스가 실패하고 경제혁신3개년계획이 성공한다면 2020년에는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돌파해 한일 간 국민소득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엔화 약세로 한국과 일본의 국민소득 격차가 최근 많이 줄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127달러로 일본의 6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1인당 국민소득 2만2,708달러에서 실질 경제성장률 2.8%, 원화 절상률 2.9%,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1.0%, 인구 증가율 0.4%를 가정한 결과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의 50%를 밑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양국 간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실패하고 한국의 경제혁신3개년계획이 성공한다면 2014년 이후 일본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에 그치는 반면 한국은 4.5%를 기록한다"며 "6년 후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어 3만9,682달러에 그치는 일본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간 소득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가 오히려 일본의 수출을 감소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엔화로 표시한 수출은 2013년 1월 이후 13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는 반면 달러화 표시 수출은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 단가 인하가 물량 증가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2년 4만6,56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만8,533달러로 무려 17.2%나 감소해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8.2%나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3년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4년 3만8,688달러보다도 적어 일본의 소득 수준이 2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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