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트남 국영기업 전멸위기
입력1997-02-27 00:00:00
수정
1997.02.27 00:00:00
김영기 기자
◎「도이모이」 여파… 90년비 절반이상 줄어/민간기업에 흡수통합등 살길 마련 나서베트남식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가 실시된지 10년. 베트남 경제는 이제 동남아시아의 든든한 한 축으로 성장했다. 도이모이는 그러나 사회주의의 뿌리로 불리는 국영기업을 「멸종」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제조분야 국영기업의 상당수가 적자에 허덕이는가 하면 흔적 조차 없이 사라지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반면 80년대말 모습을 드러냈던 민간기업은 95년말 현재 1만8천개를 넘어 경제의 든든한 밑동으로 발돋움했다. 『베트남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국영기업을 주도로 한다』던 베트남 헌법조문조차 이제 사문화돼 가는 기미다.
베트남 통계국에 의하면 지난 95년말 현재 베트남 국영기업수는 6천3백여개. 90년대초에 비해 절반도 못미친다. 물론 국영기업이 2차산업의 전체 생산액에 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6%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30% 이상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대신 민간기업은 쾌속질주다. 민간기업수는 이제 국영기업의 3배다. 2백22조동(약 2백억달러)인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점유중이다.
국영기업이 이같이 존폐위기로까지 치닫게 된 것은 물론 베트남 정부 자체의지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90년 이래 국영기업의 통폐합 및 적자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등 국영기업에 대해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 92년부터는 국영기업의 주식회사 전환작업에 들어갔다. 정유 등 전략업종과 공익성이 놓은 기업을 제외하곤 모두가 여기에 해당됐다. 그러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경영자들의 반발때문이었다. 체제유지적 측면도 고려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95년 7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가입으로 베트남은 자유경쟁시장의 틀에 흡수됐다. 경쟁력이 없는 기업의 도태는 당연 수순이었다. 도 무오이 총서기가 95년 여름 하노이시내 5개 민간업체 대표를 만나, 국영업체의 흡수통합을 제의한 게 대표적 예다. 민간기업으로서도 국영기업의 넓은 토지가 매력이다. 국영과 민영의 이같은 결합은 지난해 베트남 최초의 그룹까지 탄생시켰다. 호치민시내 농수산가공업을 하는 「에푸코」사 등 14개 중견기업이 지난해 10월 결합한 「에푸코」그룹이 그것이다.
베트남에서는 현재 도 무오이 총서기가 약속한대로 오는 2020년 베트남이 완전한 공업화 국가로 변모할 경우 살아남는 국영기업이 얼마나 될지가 새로운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김영기>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