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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골프백 정리서 부터

[유응렬 프로의 골프 손자병법]


厚而不能使 愛而不能令 亂而不能治 臂如驕子 不可用也(후이불능사 애이불능령 난이불능치 비여교자 불가용야). ‘장군이 병사에게 후대만 하면 일을 시킬 수 없고 사랑하기만 하면 명령을 내릴 수 없으며 난동을 부려도 다스리지 않으면 마치 개구장이 자식 같아서 유사시에 쓸모가 없다.’ 지형(地形)편에 보이는 구절이다. 전쟁에서 항상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장군에 달려 있다.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소리만 지른다면 결코 따를 부하가 없다. 실제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절대 불 속으로 뛰어들려 하지 않을 것이다. 병사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입고, 같이 자고 함께 행군하며,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골프클럽 14개는 언제나 출정준비를 마치고 골프백 속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러나 10개의 백이 놓여 있다면 백 속의 상태는 각기 다르다. 전날 연습을 해서 페이스 면에는 때가 낄 정도로 볼 자국이 있고 그립은 거의 닳아빠졌고 장갑도 언제 꼈는지 모를 정도로 꾸깃꾸깃 쑤셔박혀 있으며 볼은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지난번 다녀온 뒤로 그대로 두었다가 다시 들고나온 듯한 분위기. 이런 골퍼는 그날의 베스트 스코어를 기대할 수 없다. 매사 똑같겠지만 베스트 스코어는 행여나 혹시나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습과 충분한 신체적 휴식, 긍정적인 생각과 흔들리지 않는 심리상태에서만 실현된다. 깨끗한 병기(골프채)는 병사의 심신이 어떠한지 잘 보여준다. 골프는 절대 그저 그럭저럭 되지 않는다. 준비된 자만이 가질 수 있다. 모든 면에 최선을 다할 때 골프의 신은 우리에게 미소를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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