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봉균 군산대 석좌교수
대화·양보·타협 이끌어낼 멀티플레이어 리더십 필요
"이제 '나를 따르라' 식 리더십이 아닌 상대방과 대화하고 타협해서 융합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멀티플레이어(multiplier)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봉균(사진) 군산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 시스템 개조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협상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능동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법부(국회의원)와 행정부(재정경제부 장관)에서 두루 경륜을 쌓은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자고 주창했지만 현재 우리는 첫 번째 기적을 만들 때와 전혀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1960~1970년대만 해도 한국경제는 20대 청년 같은 성장에너지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50대 장년기에 들어서 여기저기 아픈 곳을 먼저 고치지 않고는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비유했다.
그가 가장 큰 병리현상으로 꼽은 것은 정치다. 강 교수는 "박 대통령은 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여의도와 거리를 두고 여야의 싸움정치를 구경하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들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변화된 모습을 갈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특히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육과 관련, 개혁 대상인 '교수집단'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교수집단은 전공학과별 칸막이를 제거하면 자신들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융합인재 양성에 흔쾌히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기업도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교육 개혁을 도와줘야 인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산업 역시 '지식노동자 집단'과 이들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각 부처의 공직자들부터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영리병원 허가를 반대해온 복지부의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하고 변호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조계와 국회 율사 의원들의 집단이기주의가 먼저 변화돼야 한다"며 "이런 대화와 협상은 상대방을 포용하면서 더 큰 사회적 이익을 위해 작은 이익을 양보하게 만드는 '융합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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