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단일화된 리더 밑에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재무·인사·영업·기술 관련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인수 대상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전 가치평가(valuation)를 통해 인수 후 매출 증가와 비용 감소로 창출되는 시너지의 크기를 정밀하게 측정할 필요도 있다.
실사도 중요한 대목이다. 일반적인 M&A의 진행 과정에서 인수후보는 제안서를 내기 전에 사전 실사를 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회사를 살펴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수 대상기업의 중요 기술·고객·인사 시스템 등을 파악하고 인수 이후 합병 통합 계획을 세우기 위한 정보 수집 등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시스템 실사가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다. IT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기 어렵다면 합병 이후 통합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하게 많은 비용과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적정한 가치평가와 가격책정이 필수적이다. 회사를 인수할 경우 매각자 측에 지불하는 가격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인수 대상회사의 독자적인 가치는 해당 기업의 세전이익(EBITDA)에 속해 있는 산업군에 적용되는 배수를 적용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마지막 단계는 딜 클로징(Deal closing)과 합병 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이다. 딜 클로징에서 중요한 점은 정산가격의 산정과 소유권 변동에 따른 주요고객·공급자·금융 및 외부 기술 관련 계약들에 대한 주체를 변경하는 것이다. 해당 기업의 고객 기반이나 기술 등을 보고 M&A를 진행했는데 주요 기술 제공자가 새로운 인수자에게는 기술 이전을 허락하지 않는다거나 구매 계약 등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기업을 인수하는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2007년 영국 기업 미쓰이밥콕을 인수한 것은 이러한 측면을 잘 관리한 성공적 M&A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당시 두산그룹은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뒤 두산중공업의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발전용 보일러를 제조하는 기술은 뛰어났지만 설계 원천기술이 없어 외국 업체에 기술 사용료를 지급했다. 반면 에너지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쓰이밥콕은 효율적으로 보일러를 제조하는 기술이 없어 외주제작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두산중공업은 미쓰이밥콕을 인수함으로써 보일러 설계의 원천기술과 고급 엔지니어를 확보했고 대용량발전소 입찰에서 턴키 수주가 가능하게 됐다. 밥콕 역시 제조기술을 가진 모기업을 갖게 돼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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