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전" 위협 받는 보험업
"무인차 도로주행 본격화할 땐 15년간 보험료 수입 60% 감소"
버핏 "실적 파티 열지 못할 것"
"아직 불안" 해킹 위험 車업계
해커 공격에 대형사고 가능성… 통신보안 기술적 취약점 부각
사건 대량 발생땐 막대한 손실
'스마트카'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산업계가 '안전'을 둘러싼 상반된 딜레마에 직면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너무 안전해서' 탈인가 하면 자동차 업계는 '취약한 보안'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너무 안전해져 위기에 처하게 된 산업은 자동차보험 업계다. 자동차 사고 위험이 줄어들면 그만큼 보험 가입이 줄어 요금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셀런트의 도널드 라이트는 스마트카의 일종인 무인차들의 도로주행이 본격화할 경우 향후 15년간 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입이 6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했다.
자동차 안전기술이 발전하면 사고가 줄어든다는 점은 이미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일본 혼다는 전방 교통장애물에 근접하거나 차량이 신호 없이 차선을 바꾸면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울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2013년부터 자사 '어코드' 차량에 적용해왔는데 고속도로사고손해통계원(HLDI)의 2014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기술들이 대인 손해보험 손실을 4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험업체 게이코에 투자한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도 자동차 사고 감소기술 발전 추세에 대해 "우리가 소유한 보험사들에서는 (실적) 파티를 열지 못할 것"이라며 보험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고 스마트카가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통신보안 등의 기술적 허점으로 해킹 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등 기술적 취약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주행 중 해커가 타인의 차량 엔진을 정지시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인터넷 등 통신망을 통해 각종 주행 관련 자료를 송수신하고 차량제어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가 이 같은 리스크에 쉽게 노출돼 있다.
지난달 말 로이터 등의 보도에 따르면 새미 캠카라는 정보통신보안 전문가가 휴대폰 같은 이동통신기기로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를 해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해킹이 가능한지 자세한 기술적 취약점을 이번주 중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캠카는 운전자가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GM이 개발한 서비스인 '온스타' 앱을 이용해 타인의 GM 차량 문을 함부로 열고 시동을 켜고 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자사 자동차가 인터넷 등을 통해 해킹돼 원격 조종당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발견되며 곤욕을 치렀다. FCA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140만여대의 차량을 긴급 리콜 조치하기로 했다.
앞으로 무인차를 비롯한 스마트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해킹 사건·사고가 대량 발생한다면 자동차 및 관련 업계는 사후처리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35년에는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다섯 대당 한 대씩이 무인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따라서 이 같은 피해손실 위험성을 정교하게 산정하고 그 비용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최대 보험사인 알리스타가 약 6개월 전 커넥티드카와 관련한 연구를 개시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도 3억달러를 들여 자동차들에 최근 도입되고 있는 충돌방지 장치에 관한 연구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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