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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강국, 그 비결] <4> 세계 최고를 만든다

"1등부품개발 사활" 최강국일궈<br>음성위주 탈피 멀티기능 개발해 노키아등 따돌려<br>국내 가전기술도 최첨단 핵심부품 만드는데 한몫<br>부품 국산화율 70%선불구 대기업 의존 아직높아



[휴대폰 강국, 그 비결] 세계 최고를 만든다 "1등부품개발 사활" 최강국일궈음성위주 탈피 멀티기능 개발해 노키아등 따돌려국내 가전기술도 최첨단 핵심부품 만드는데 한몫부품 국산화율 70%선불구 대기업 의존 아직높아 관련기사 • 이래서 최고다 • 연구실은 밤이 없다 • 제품이 아니라 작품 “일본을 보라” 지난 7월 22일 밤 서울 구기터널 인근 허름한 한국전통음식점. 정통부 고위 관료들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일본방문 계획을 밝히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전자강국 일본을 움직이는 게 뭔지 아세요. 바로 부품입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한국ㆍ중국과는 달리 부품업체들이 첨단기술을 개발해서 대기업에 납품하면, 대기업들이 그 덕에 조립산업의 꽃을 피운 케이스가 바로 일본입니다.” 진 장관은 “중국에서는 주로 대기업을 시찰한 반면 일본에서는 정반대로 부품업체들을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장관이 ‘IT강국 한국’이라는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일본을 보자”고 한 것은 일본과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휴대폰 산업이 어떤 형태로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부품 국산화율 70%, 핵심부품은 대기업 위주=다행히 한국휴대폰 산업은 그나마 ‘일본형’에 근접해 있다. 정보통신부와 삼성, LG전자, 팬택 계열 등 국내휴대전화 제조 3사의 국산화율은 제조원가 기준 평균 70% 수준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최신 모델의 경우 외국의존도가 약간 높지만 기존 모델은 국산화율이 더 높아 전체 국산화율은 70%내외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휴대폰 업체들이 부품을 조달할 때 기술, 품질, 반응, 납기, 비용 등 이른바 ‘TQRDC(Technology, Quality, Response, Delivery, Cost)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 등 국내 업체들이 국산부품을 선호하지만 첨단부품 선(先) 확보차원의 관계유지, 안정적 물량확보 등을 고려해 다국?기업들과 선(線)을 유지하려고 하는 점도 국산화율을 높이는 장애물이다. ◇가전(家電) 기술과 결합된 휴대폰 경쟁력= 지난 89년 삼성전자가 첫 국산휴대폰(모델명 SH-100)을 내놓은 이래 채 20년이 안 된 짧은 기간에 한국휴대폰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배경에는 가전(家電)기술의 진화가 꼽힌다. LG전자 관계자는 “한국 가전산업의 기술력이 휴대폰기술로 진화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말했다.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 전통적인 세계 최강 통신기기 업체들이 음성(voice) 송수신 위주로 휴대폰 개발에 치중할 때 국내 업체들은 멀티기능으로 눈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전세계에 통용되고 있는 휴대폰중 통화전용 제품은 채 20%도 안 된다. 나머지는 MP3, 디지털 카메라, 라디오, 문자메시지 등 과거 가전기술과 연관돼 있는 멀티미디어 기술과 결합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의 공간에 수많은 기능을 압축해 집어넣어야 되는 게 휴대폰 기술의 특징”이라며 “가전기술로부터 받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는 음성중심 기능에 매달렸던 국내 중소 휴대폰업체들이 몰락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003년 스탠다드텔레콤이 부도를 낸 후 세원텔레콤과 텔슨전자 등이 잇달아 법정관리혹은 화의신청을 냈다. ◇그래도 갈 길 멀다=국내 휴대폰 부품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총 2만3,000여개로 종사자만 6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최대 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1차 협력업체만 부품제조 500여개, 소프트웨어개발부문 170여개사 등이다. 2차, 3차 부품업체까지 내려갈 경우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그러나 핵심 부품들은 여전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 생산되고 있는 게 우리 휴대폰산업의 현주소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덩어리 부품은 통상 200여개. 그 중 핵심 5대 부품은 모뎀칩, 메모리, 화면용 LCD, 배터리, 카메라모듈 등이다. 현재 모토로라가 독점권을 갖고 있는 모뎀칩을 제외한 4개 분야에서 최고 95%까지 국산화가 완료됐지만 이런 부품조차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예컨대 메모리는 삼성전자, LCD는 삼성SDI와 LG이노텍, 배터리는 삼성SDI와 LG화학, 카메라는 삼성전기와 하이닉스등에서 맡는 식이다. 물론 한성엘렉컴(카메라모듈), 한림포스텍(배터리), 감마누ㆍ에이스테크ㆍ미래정밀(안테나) 등 중소기업들도 눈에 띤다. ◇1.5류 부품으로는 1류 제품 못 만든다”=삼성전자 등 이른바 ‘빅3’는 휴대폰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핵심 부품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사실 자체가 우리 휴대폰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1.5류 부품을 가지고는 1류제품을 만들기 힘들다”며 삼성그룹 임직원을 채근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도 이를 받아 “I’m not samsungman(나는 삼성맨이 아니다)”는 화두로 화답하며 부품산업을 챙기고 있다. 그의 발언은 부품구매를 할 때 삼성과의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재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부품구매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여기에 맞춰 국내 중견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나가느냐가 한국휴대폰 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8/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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