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넘어 북동쪽으로 황량한 민둥산을 옆으로 하면서 2시간을 달리면 캘리포니아 주도인 행정도시 새크라멘토가 나온다. 지저분한 샌프란시스코 도심과 비교되는 깨끗하고 단정한 도시 한복판에 미국 기후변화ㆍ환경보호 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환경청(Californi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있다. 같은 공화당이면서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하는 등 기후변화 시대의 이단자로 국제 사회에서 욕을 먹고 있지만 역으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기후변화 시대의 ‘영웅’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선진적으로 기후변화ㆍ환경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와 만난 캘리포니아 환경청 홍보담당관인 브리앤다 노스컷(사진)은 “차기 미국 대선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의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흐름을 거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연방정부의 방향 전환을 예상했다. 캘리포니아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때문. 강한 햇볕과 바람을 이용한 태양광ㆍ풍력발전은 물론 지력발전도 유명하다. 캘리포니아 전체 발전량 중 이 같은 재생에너지로 얻는 비율은 지난 2006년 10.9%다. 2006년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3%. 오는 2030년 우리의 목표가 9%이니 현재 캘리포니아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2010년 목표는 20%, 2020년은는 33%다. 2006년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야심찬 법안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 지구온난화 방지법(AB32)’이 그것이다. 이 법을 통해 캘리포니아는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로 법제화했다. 노스컷 홍보담당관은 이와 관련, “모든 산업과 기업, 각 부문에서 모두 다 1990년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는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는 2011년까지 기업 등 민간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가장 효과가 크면서도 민간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시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4년의 논의기간을 갖겠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싫어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노스컷 홍보담당관은 “기업들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이미 기업들도 우리와 같은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가 속한 주인 캘리포니아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도 막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미국 전체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투자의 40%가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석유회사 BP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UC버클리에 100만달러를 투자,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그녀는 귀띔했다. 캡앤트레이드에 대해 얘기하는 와중에 그녀는 우리가 한번 생각해볼 만한 점을 얘기했다. “캡앤트레이드를 할 경우 배출권을 사야 할 텐데 여기 캘리포니아에서는 멕시코 등 외국에서 배출권을 사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고 말했다.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 투자가 단지 온실가스를 줄일 뿐 아니라 매연 등 다른 오염물질도 많이 제거하기 때문에 가능한 캘리포니아 자체 내의 환경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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