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85㎡ 이상 중대형 주택은 거래 및 신규 분양시장에서 외면을 받아온 가운데 나온 주장이어서 향후 정부의 주택정책이 변화될 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고령화·소가족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1~2인 가구 증가의 대부분은 노년층에서 발생한다"며 "청장년 1~2인 가구의 숫자가 정체된 상황에서 노년 가구의 주거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되지 않는 한 소형 주택의 급격한 증가는 공실률 증가 등 시장의 왜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KDI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를 바탕으로 1975년에서 2010년까지 전체 가구의 주택규모를 살펴본 결과 1985년까지는 30~50㎡ 규모의 주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2년에는 70~100㎡ 규모 주택의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KDI가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를 통해 2035년까지 연령대별 가구 수 변화추세를 살펴본 결과 1~2인 가구 중 60세 이상의 노년 가구 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40세 미만의 청장년 가구 수는 현상 유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유형별로는 극소형(30㎡ 이하), 소형(30~50㎡) 수요는 소폭 감소하고 중소형(50~70㎡), 중형(70~100㎡), 중대형(100~130㎡)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만 KDI 겸임연구위원은 "노년 1인 가구의 경우 70㎡를 초과하는 주택을 소비하는 비율이 1995년 18%에서 2010년 34%로 증가했다"며 "1인 가구의 증가가 추가적인 극소형 주택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는 2000년대 말 급등한 전세 가격의 상승의 원인을 집값 하락에서 찾기보다는 소형 주택공급이 부족했다고 판단,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도입해 도심 난개발을 부추겼다.
하지만 전세 가격은 속절없이 치솟았고 도심 곳곳에 불 꺼진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 베이비부머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주택공급은 소형보다는 중형의 확대가 적절한 방향"이라며 "소형 주택의 경우 재개발 및 재건축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멸실량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신규공급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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