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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전문가들은 북한에 군사제재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물리적 타격은 어렵지만 한미 공조를 통한 간접 압박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축소한 한미 연합훈련 강화와 동북아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 전력의 이동을 가능한 수단으로 제시했다. 국방 분야 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간사는 "전쟁이나 기지 타격을 할 수는 없지만 군사적인 압박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강력한 군사적 조치를 위한 의지 정도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한미 공조다. 신 간사는 "단기적으로는 동해상에서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미 연합 상륙훈련을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지난 정부에서 햇볕정책을 이유로 중단한 대규모 훈련인 팀스피릿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 항공모함의 이동 역시 가능한 구상이다. 신 간사는 "일본 요코스카에 주둔해 있는 미국의 원자력 항공모함을 동해상에 기동시킬 경우 북한에 굉장한 압박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969년 미 정찰기를 북한이 격추한 사건 발생 당시 미 항공모함 4척이 동해에 들어왔다"면서 "그때 항공모함 4척보다 지금 1척의 전력지수가 더 커졌지만 북한의 전력은 40년 전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WMD)도 가능한 군사적 제재다. 현재는 대량살상무기에 해당하는 경우에 수출을 금지했지만 모든 무기류 수출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신 간사는 "북한은 스리랑카ㆍ이란과 미사일 등을 활발하게 추출할 논의를 하고 있는데 WMD 확산을 통해 모든 무기류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적 제재는 한미 간 협력이 핵심인 만큼 미국의 의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 간사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위협적인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동맹관리 차원에서라도 액션을 보여 줄 수 있다"면서 "괌의 핵잠수함 작전을 언론에 살짝 알리는 등의 조치를 통해 미국의 의지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과도한 대북제재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군 검열단을 소집하는 등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이며 증거가 북한의 주장을 반박하는 수준이 돼야 제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금 수준으로나마 안정시키는 게 일단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틈을 타 일본이 자위력 증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 적대의식으로 서해상 국방력 증강 등의 주장이 나올까 우려된다"면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원을 국방 쪽으로 배분하는 게 타당한 조치인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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