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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금(金)요회'를 갖고 현장 목소리 청취에 들어갔다.
금요회의 첫 주제는 '가계부채'.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분간 부동산 규제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가계 부채는 임 위원장에게 '목엣가시' 같은 골칫거리다. 당장 이번에 선별된 금요회 멤버만 봐도 고심의 흔적이 느껴진다. 은행 여신 팀장을 비롯해 상가·토지 담보 대출에 혈안인 제2금융권 관계자, 한국의 가계부채 리스크에 관심이 많은 외국계 금융사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직원, 교수 등이 두루 포함됐다.
임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금융회사 및 시장 관계자분께 주택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지 많은 얘기를 들었다"며 "특히 가계대출이 왜 나가는지, 수요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실제 주택거래보다는 자영업자 및 생활자금대출 등으로 점점 더 많이 전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임 위원장으로서는 이런 우려를 현장 실무자들이 어떻게 보는지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참석자는 "임 위원장이 당분간 정책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토지·상가담보대출 등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더라"라며 "우리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여신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국에서 기존 대출을 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바꾸는 가계대출 구조 개선과 관련한 설명에도 시간을 할애했다"고 덧붙였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 형태였다"며 "가계부채와 위험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늘어나는 담보대출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조찬을 겸해 열린 금요회는 총 2시간에 걸쳐 진행됐는데 임 위원장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관계로 1시간 동안 함께했다. 임 위원장은 앞으로도 매주 금요일 금융 현안별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자와 각계 전문가로부터 고언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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