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와 전기가스업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업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고 서비스업종과 화학업종도 실적이 악화됐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곳과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받은 곳, 신규 상장사 등 2012년과 실적비교가 불가능한 82개사를 제외한 494개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4% 늘어난 1,812조8,829억원, 영업이익은 4.85% 증가한 100조9,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4.37% 줄어든 61조7,407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종이 지난해 2조4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1년 1조38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큰 폭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의료정밀업종도 같은 기간 51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8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돌아섰다. 섬유의복업종이 지난해 3,8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새 68.02% 늘었고 전기전자업종이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34.63% 증가한 26조1,6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2011년 6,609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던 건설업종은 지난해 1조1,606억원의 영업손실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서비스업종의 영업이익이 5조7,356억원에서 4조4,965억원으로 20% 넘게 줄었다. 또 중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화학과 철강금속업종의 영업이익도 각각 18.68%, 15.84% 감소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소비가 주춤한데다 중국 경기 회복세도 둔화되면서 대표적인 경기민감업종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반면 가격 정상화 효과에 힘입어 전기가스업종의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36조7,85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6.63%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000660)가 3조3,79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고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034220)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58%, 27.50% 늘어 전반적으로 정보기술(IT)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현대차가 전년 대비 1.48% 줄어든 8조3,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기아차의 영업이익도 9.80% 줄었다. 지난해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자동차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진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실적 쇼크 여파로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가장 큰 손실을 봤고 GS건설도 9,35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 밖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업체들이 적자를 이어갔고 현대미포조선과 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조선업체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실적 개선폭이 가장 큰 업체로는 한화케미칼이 꼽혔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업황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1,766% 급등한 9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원이 같은 기간 1,334.05%의 영업이익 증가율로 뒤를 이었고 대동공업과 유니온스틸·디아이도 각각 500%가 넘는 실적 개선세를 기록했다.
전체 494개 기업 중 71.26%에 해당하는 352개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를 보인 반면 54개사가 적자전환한 것을 포함해 142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사의 자산총계는 2,024조264억원, 자본총계는 867조3,779억원으로 각각 5.39%, 8.22% 늘었다. 부채 역시 1,156조6,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6% 늘었지만 부채 비율은 2012년 139.61%에서 지난해 133.35%로 6.26%포인트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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