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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새로운 기회 지구촌 적극 협력 필요
입력2002-09-22 00:00:00
수정
2002.09.22 00:00:00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는 어떠한 개인도, 어떠한 나라도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넓은 의미의 공동체 안에서 동시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민족과 문화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아니면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독일의 베를린에서 인도의 방갈로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일상의 이미지들을 접하고 있다.
소비생활 역시 하나의 글로벌 경제권내에서 이뤄진다. 또한 동일한 정치적, 사회적, 기술적 변화의 조류에 영향을 받으면 살고 있다. 환경오염, 조직적 범죄, 무기의 확산 등 전세계 공통의 과제도 늘고 있다. 여권이나 비자 없이도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 이 같은 문제들은 인류의 공적이다. 전세계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같은 각 국가간의 밀접한 연계는 물론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인간은 수세기에 걸쳐 전 지구적인 상호교류를 맺어왔다. 그러나 요즘의 세계화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그 속도가 놀랄 만큼 급진적이다.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기술 덕분이다.
세계화는 더 많은 선택의 가능성과 경제적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세계화덕분에 지구촌의 다양 모습에 대한 이해도 넓어졌다. 그러나 전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세계화를 `진전`이 아니라 생명과 일자리와 전통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힘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실체가 불분명한 국수주의 , 원리주의와 같은 이념안에서 은신처를 찾는다.
세계화의 위험성뿐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들을 직시하면서, 또 민간인들의 엄청난 희생을 수반하는 세계 곳곳의 분쟁들을 접하면서, 그리고 불합리와 빈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언제, 어느 때 공동의 대처를 해나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때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 계기는 물론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공동체를 만드는가? 우리가 하나로 묶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서로간의 신뢰, 어떤 이들은 민주주의라고 답할 것이다. 어떤 공동체는 단일민족으로 형성돼 있는가 하면 다문화 공동체도 있다. 학교나 부락 같은 작은 공동체에서 한 대륙에 이르는 거대한 공동체도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형성하는 가상의 공동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엇이 지구촌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가?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세계에서 살수 있다는 공통된 비전이 바로 그것이다. UN의 인권선언은 한가지 예다.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 등에 대한 공동대처 의지 역시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왜 우리가 지구촌 공동의 시장을 형성해야 하며 UN과 같은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해답은 간단하다. 함께 일때 우리는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공동체는 `허구(Fiction)`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들린다. 또 다른 사람들은 지구 공동체가 실현되기에는 너무 복잡, 미묘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통의 규범이나 목표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역설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같은 회의적인 시각은 그릇된 것이라고 믿는다. 국제 공동체는 분명히 존재한다. 주소도 있으며 명예로운 공통의 과제도 부여 받았다.
20세기, 국제적인 시스템은 분열과 계산과 현실정책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 우리의 공동체는 더 나은 모습이어야 하며, 또한 이러한 목표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이다. 나는 나라간의 완벽한 조화가 이뤄질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각각의 이익과 의견은 항상 충동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는 지난 세기의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이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협력`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목격했다. 우리는 이제 국제화시대를 맞아 지구 공동체라는 `수틀` 위에 각자의 노력이 빚어낸 형형색색의 실들로 아름답게 수놓아야 할 때다.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 (노벨 평화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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