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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아이폰… '잡스의 마술' 21세기를 지배하다

■ 마침내 '애플 시대'…시총 MS 제쳐<br>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혁신적 제품 잇달아<br>멀티미디어기기 선점 세계최고 IT 기업으로<br>제품별 이익률 40~50% 경쟁업체들 놀라게 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태블릿PC '아이패드' 발표회장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간이식 수술을 받은 잡스는 현재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사라질 뻔했던 애플과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살아난 것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보기 드문 획기적인 사건이다." (뉴욕타임스) 지난 1990년대 몰락 직전까지 다다랐던 애플이 매년 시가총액을 늘리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끝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른바 'PC시대'에서 MS가 '윈도'라는 소프트웨어, '익스플로러'라는 웹 검색 도구로 20년 이상 글로벌 시장을 독과점 형태로 지배해오던 것을 애플이 모바일 중심의 시대에서 깔끔하게 역전시킨 셈이다. 컴퓨터 제조에서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휴대폰으로 영역을 확장한 변화와 혁신이 낳은 결과다. 애플은 21세기 들어 10년간 시가총액을 10배나 늘리며 MS를 압박해왔다. MS는 이 기간에 시가총액이 오히려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애플의 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연초 500억달러 수준이던 MS와 애플의 시가총액 차이는 매달 100억달러씩 좁혀지며 결국 5월 말에 대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애플의 급성장은 ▦소비자들의 기호와 수요에 대한 정확한 분석 ▦혁신적인 제품개발 ▦잡스의 마술 같은 카리스마와 통찰력에 바탕을 둔다. 애플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개발과 아이패드 같은 새로운 유형의 멀티미디어기기를 선점함으로써 시대를 앞서가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은 나아가 제품 관련 생태계까지 구축하는 등 남다른 가치제고 능력도 갖췄다. 애플은 아이팟을 출시한 2001년부터 아수스텍ㆍ인벤텍ㆍ폭스콘 등 제조전문 기업에 제조를 위탁하고 제품개발과 설계ㆍ마케팅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했다. 제품별 이익률도 40~50%에 달해 경쟁업체를 놀라게 했다. 잡스의 남다른 통찰력도 애플이 성공한 필요충분 조건이 됐다. 잡스는 1970년대 중반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업했다. 하지만 고집불통의 성격과 추진력 때문에 이사회에서 1986년 퇴출되는 기막힌 불운을 겪는다. 1997년에 10여년간의 절치부심과 산전수전에 가까운 경험을 겪고 돌아온 잡스는 아이팟ㆍ아이폰ㆍ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아이' 시리즈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애플은 21세기 초인 2001년 직관적 작동 방식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내놓으면서 회복의 길에 들어섰다. 2003년에는 신개념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아이튠즈를 선보이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최강자로 부상했다. 경쟁업체들이 단순하게 하드웨어 기기에 열중할 때 소프트웨어와 신규시장을 만들어버리는 혁신을 보여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NPD그룹의 조사 결과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는 미국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의 혁신은 2007년에 스마트폰인 아이폰까지 선보이면서 세계를 경악시켰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앱스토어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으로 '아이 시리즈'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에 네 번째 버전을 선보이며 휴대폰-스마트폰 시장의 최강자 노키아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연말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노키아마저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4월 태블릿PC인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컴퓨터 메이커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아이패드는 전자책ㆍ게임ㆍ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무리 없이 멀티태스킹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로 4월 출시 한 달 만에 미국 시장에서 100만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아이폰 초기 발매 때보다 인기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아이폰 판매추세보다 2배 빠른 것이다. 아이패드는 28일부터 전세계 판매에 들어갈 예정으로 아이 시리즈의 인기를 재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28일 호주ㆍ영국ㆍ캐나다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ㆍ스페인ㆍ스위스 등 9개국에서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7월부터는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벨기에ㆍ홍콩ㆍ아일랜드ㆍ룩셈부르크ㆍ멕시코ㆍ네덜란드ㆍ뉴질랜드ㆍ싱가포르 등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최순화ㆍ이민훈 박사는 최근 국내외 16가지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은 'I Love 브랜드'라는 책에서 애플을 친밀감ㆍ열정ㆍ신뢰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룬 '완성된 사랑'의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잡스는 6월에 열리는 월드와이드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잡스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폰 4.0, 아이패드 등 신무기에 대한 믿음의 표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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