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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쥐의 죽은 심장에 새로운 세포를 이식해 다시 살려내는 실험에 성공한 연구팀이 돼지 심장을 이용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팀은 지난 1월 쥐의 심장을 이용해 다시 살려내는 실험에 성공한 뒤 사람 심장에 가까운 돼지 심장을 이용한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쥐를 이용한 실험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 중인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심장이식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주문형 심장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이 연구팀은 돼지의 죽은 심장을 다시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이식된 세포를 성장시키는 것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돼지 심장의 경우 인간의 심장과 매우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에 무균 돼지를 이용한 돼지의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연구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팀이 지난 1월 성공한 실험은 쥐의 심장을 떼어낸 뒤 여기에 갓 태어난 쥐의 심장세포를 이식해 다시 뛰게 하게 연구였다. 연구팀은 우선 쥐에서 떼어낸 심장을 샴푸 등에 사용되는 세제를 이용해 세포 부분을 제거했다. 이 과정을 거친 쥐의 심장은 장기의 형태를 유지하고 세포들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흰색의 콜라겐(collagen)만 남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콜라겐 망에 갓 태어난 쥐의 심장세포를 이식했다. 연구팀은 이어 새로운 심장 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배양액에 담가 놓았으며, 약 8일 후 심장 세포가 완전히 성장한 뒤 여기에 인공 심장 박동기를 연결하고 전기충격을 가해 다시 심장이 뛰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실험을 담당한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외과 레지던트이자 팀원인 헤럴드 오트는 "우리는 새로운 세포를 이식한 심장이 뛰지 않을까봐 미친 듯이 뛰어 다녔다"며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인체의 장기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콜라겐 망만 남기는 세포제거술(decellularization)은 심장판막이나 혈관조직 등 특정 부위만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됐던 기술이다. 미네소타 대학 연구팀은 이 세포제거술을 쥐의 심장 전체에 적용했으며, 여기에 새로운 심장 세포를 이식·성장하는 연구를 추가해 심장을 다시 살려냈다. 심장의 일부 세포만을 살려내는 실험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심장 전체를 살려낸 것은 이 연구팀이 최초다. 또한 연구팀은 다시 살아난 심장의 세포 조직을 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제대로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현재 이 연구팀은 동일한 방법으로 돼지 심장을 다시 살려내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는 콜라겐 망으로 심장 형태를 만든 뒤 여기에 인간의 심장 세포를 이식해 살려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주문형 장기를 만들어 내게 되면 미국 내에서만 심장이식 수술을 기다리는 2,600여명의 대기자들과 심장병에 걸린 500만명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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