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에서 올해 11월께 총 1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발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저장공간이 최대 18만㎥에 이르는 배 4척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SK E&S는 오는 2019년부터 미국 멕시코만에서 셰일가스 기반의 LNG를 연간 220만톤씩 도입해 수송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LNG운반선 발주는 한국가스공사가 90% 이상을 점유해 민간업체가 뛰어드는 일은 드문 편이다. 종합적 경쟁력을 감안하면 국내 조선사가 자연스럽게 따낼 가능성이 유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회사 내부에서 상세한 발주내용은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발주가 조선 업계에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점에는 경영진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 전반의 위기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SK그룹 계열사들의 잇따른 상생·나눔 경영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미운 오리 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탈바꿈한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올해 SK하이닉스는 국내 사업장이 위치한 이천·청주에 각각 541억원, 381억원에 이르는 지방소득세를 납부했다. 이 회사는 사업 부진 때문에 지난 1996년부터 지방세를 면제받았다.
또 SK하이닉스는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협력사들을 위해 대기업 최초로 임금공유제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만 이천·청주 지역 협력업체 직원 4,000명에게 66억여원이 지원된다. 이밖에 통신 계열사인 SK텔레콤은 협력업체인 크레모텍에 특허기술을 무상 제공, 세계 최초의 레이저 기반 빔 프로젝터'UO 스마트빔 레이저'를 공동개발해 출시 1개월 만에 선주문 3만대를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크레모텍은 SK텔레콤의 벤처 육성사업인 '브라보 리스타트' 1기 업체이기도 하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성실한 납세와 기술공유, 대규모 발주를 통한 상생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기업의 자세"라며 "국가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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