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서지세이프 TV 출시 직후 TV 판매량이 출시 전보다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현재 아프리카 TV시장 점유율 38%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아프리카를 위해 만든다'는 뜻의 '빌트 포 아프리카(built for Africa)'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 기술개발 인력들은 아프리카의 현지 가정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들이 원하는 제품의 특성을 연구ㆍ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그 결과 서지세이프 TV를 비롯해 전기가 끊겨도 3시간 이상 냉기가 지속되는 '듀라쿨 냉장고', 열ㆍ습도ㆍ전압 불안정에 강한 '트리플 프로텍터 에어컨', 태양광으로 충전 가능한 넷북 등이 탄생할 수 있었다.
LG전자도 아프리카의 불안정한 전력 사정을 고려해 전기 코드를 뽑아도 90분가량 시청이 가능한 TV 등 맞춤형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모기가 싫어하는 이온성분이 분출되는 '안티 말라리아 에어컨'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프리카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성공신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유다 유수프 나이지리아 라고스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아프리카는 서로 다른 각국의 문화와 제도적 특성을 먼저 이해하지 않고서는 사업하기 힘든 곳"이라며 "아프리카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토대로 현지인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단순한 일회성 기부를 넘어 현지인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도 아프리카 진출을 꿈꾸는 기업들로서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월 가나에 첫 번째 자동차정비학교인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은 현지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은 3년제 공업고등학교로 학년마다 100명씩 총 300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학교 설립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물론 교사 양성, 교육과정 개발, 우수인력 채용 등 안정적인 학교 운영을 위한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케냐ㆍ나이지리아 등에서 현지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삼성 엔지니어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기술고등학교와 연계해 실습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이수한 졸업생들은 삼성 서비스 계약점 엔지니어나 자체 서비스 인력으로 채용된다. 포스코가 지난해 초 짐바브웨와 모잠비크에 잇따라 설립한 현지 농업훈련원에서는 지역 공무원을 포함해 각지에서 선발된 교육생들에게 선진 영농기법을 전수해주고 있다.
김병삼 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투자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만큼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의 노하우와 발전 모델을 보유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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