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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통신장비분야에서 ‘독자생존’과 ‘연합전선’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통해 팽팽한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LG전자는 17일 북미 최대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와 통신장비ㆍ네트워킹 솔루션 분야의 합작 법인인 ‘LG-노텔(가칭)’ 을 설립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노텔은 ‘50%+1주’에 1억4,500만달러를 출자하는 반면 LG전자는 ‘50%-1주’의 지분투자를 통해 총 자본금 3,000억원 규모로 LG-노텔을 설립된다. 합작법인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LG전자, 총운영책임자(COO)는 노텔에서 각각 임명한다. 하지만 5명의 이사회는 노텔이 의장직을 비롯해 3명, LG측이 2명을 지명해 사실상 합작법인은 노텔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LG전자의 경우 통신장비 사업에서 노텔측에 주도권을 양보하더라도 전면적인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시장에서 기술 개발과 마케팅 경쟁력을 갖추며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이날 조인식에서 “노텔과 함께 통신장비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시스템 구축과 단말기 출시가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와이브로(휴대인터넷), 3.5세대인HSDPA 등 차세대 통신기술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 ‘독자적인 기술력’ 을 바탕으로 한 기술공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루슨트테크놀로지와 시스템과 장비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제휴를 맺었고, 노키아 및 모토로라 등과는 시스템 분야에서 기술을 공유하기로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마이웨이(My Way)’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 차세대 통신기술의 시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성 또한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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