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ㆍ하이닉스 등이 오는 10월에 신설되는 정책금융공사로 넘어가고 대우조선ㆍ현대종합상사 등은 분할된 산업은행에 남게 됐다. 또 산업은행과 대우증권ㆍ산은캐피탈 등은 신설되는 산은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금융정책공사는 산은지주 주식 100%를 출자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산업은행 분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분할안에 따르면 신설되는 정책금융공사는 중소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의 육성을 지원하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공기업 주식 15조1,000억원과 구조조정 기업 주식 1조2,000억원 등 총 28조원의 자산을 넘겨받게 된다. 반면 산은지주는 산업은행 주식과 산은이 보유한 금융자회사 주식, 현금성 자산 등 1조5,000억원의 자산규모로 세워진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자산은 분할 전 172조원에서 분할 후 142조원, 자기자본은 17조1,000억원에서 12조9,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건설과 매각작업을 다시 진행할 대우조선 등 매각이 임박한 기업의 주식은 산은에 남았다”며 “정책금융공사로 넘어가는 현대건설ㆍ하이닉스 등은 매각 순서에서 그 다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사 대 지주 대 산은의 자산분할은 16대1대83=정부와 민간전문가가 지난 4개월 동안 고민한 것은 ‘산업은행을 어떻게 나눠야 산은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정책금융공사가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정부는 산은의 자산을 정책금융공사 16%, 산은지주사 1%, 분할된 산업은행 83%로 나누는 것을 황금비율로 확정했다. 공기업 자산과 매각에 시간이 걸리는 기업 주식은 공사로 넘기고 매각이 임박한 자산은 산은에 두면서 산은지주를 통해 공사와 산은이 연결되도록 했다. 결국 정책금융공사-산은지주사-산업은행 등 금융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로, 대우조선은 산은으로=분할안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현대건설ㆍ하이닉스ㆍ대우인터내셔널ㆍSK네트웍스ㆍ한국항공우주 등을 넘겨받도록 했다. 한국전력ㆍ도로공사ㆍ주택공사 등 12개 공기업 주식 1조5,000억원도 이전된다. 결국 정책금융공사는 자산 28조원에 자기자본은 3조원, 부채는 25조원으로 부채가 자기자본의 8배를 약간 넘는 재무구조로 확정됐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ㆍ쌍용양회ㆍSTX팬오션ㆍ팬택 등 매각이 곧 진행될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분할 후 산은의 자산 규모는 142조원, 자기자본은 12조9,000억원, 부채는 129조7,000억원으로 부채가 자기자본의 10배가 되는 셈이다. 산은지주사는 산은이 보유한 금융자회사 주식과 현금성 자산을 이전해 설립된다. ◇정책금융공사ㆍ산은지주ㆍ산업은행 누가 맡나=분할방안이 확정되면서 각 기관의 기관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산은 측은 산은지주사 회장과 산업은행 행장은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겸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새로운 조직 출범에 따른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겸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초대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유재한 한나라당 정책실장이 자의 반 타의 반 사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낙점될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조직 출범을 앞두고 8월 말까지 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세 기관의 기관장 인선은 늦어도 9월 초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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